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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어려움에 처한 무기질 비료업계에 바라는 몇 가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우리 농업의 현실을 보면 이 말이 먼저 떠오른다. 농업의 현실과 함께 무기질비료 업계의 현실도 이와 같은 동일 선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농업이라는 게 무엇인가? 농업은 태양 에너지를 근원으로 유기물을 만드는 광합성이라는 자연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광합성이란 식물체내 엽록소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이용하여 탄수화물을 합성시키는 일련의 과정이다. 따라서 식물체에서의 광합성이 바로 생태계 물질 순환과 에너지 흐름의 시발점이 된다.


식물의 광합성 원리가 작물에 적용되어 식량생산에 이용되는 것이 바로 농업이다. 인류가 농업의 원리를 이해하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후 인구가 늘어나 부양할 인구는 많아져서 식량은 국가를 지탱하는 하나의 안보요소가 되었다.


질소비료 사용후 곡물 생산량 크게 증가
현대농업이 시작되면서 새로이 알게 된 또 다른 원리가 농업 분야에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질소 비료의 합성이다. 독일의 과학자 프리츠 하버는 보슈라는 과학자와 함께 대기 중의 질소를 이용해 질소 비료를 만들었다. 이 질소 비료를 사용한 이후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은 6배나 증가했고, 화학 산업 발달과 산업화한 농업 출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합성으로 만들기 이전에 공기 중 질소를 땅속의 영양분으로 만드는 일은 특별한 미생물만이 가능하였다. 이러한 미생물만이 할 수 있던 일을 인간이 개발하여 인류 역사의 또 다른 전환점을 이룬 것이다.


국민들 무기질비료에 대한 이해 부족
이후 화학기술 발달로 농업분야의 무기질비료와 합성 농약은 인류를 기근에서 탈출하게 한 일등 공신이 되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에 전 지구적인 이슈인 환경문제는 농업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농업의 과정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물질의 순환 과정인데, 과도한 양분의 투입은 농경지에는 염류집적을 일으켰고 주거환경에는 수질오염과 같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농약과 비료는 농업생산 기자재로 항상 바늘과 실 같이 붙어서 언급이 되다 보니 병과 충을 박멸하는 합성농약과 무기질비료를 혼돈하는 일반 국민도 많다.


소비자 3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32.4%,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은 14.9%에 불과한 조사 결과가 있다.


168만ha 농경지에서 5000만 국민이 먹고 살아야 한다. 무기질비료의 사용 없이 식량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국가 경제를 지탱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우리 국민들이 왜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필자는 무기질비료 업계에 묻고 싶다.


우리나라의 무기질비료 업계는 과거 일정 정도 공기업적 성격을 가지고, 관주도의 설립과 각종 보조금을 지원받는 관주도의 운영으로 그 자생력이 취약하다.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장치산업으로 고정비는 높고, 생산 시기와 소비 시기는 불일치하고, 저가 입찰로 품질개선에 여력이 없고 후발 국가들이 뛰어들어 수출 증대도 한계에 도달해 무기질비료 업계의 경영환경은 정말로 진퇴양난이다.


그래서 한국비료협회와 업계에서는 정부에 무기질비료 원료 구입자금 지원의 실질적 혜택, 요소비료 할당 관세 지원, 수출 지원의 확대, 비료 공급을 위한 입찰방법의 보완 등의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요구임에 틀림이 없다. 어려운 현실을 제기하고 요구가 있어야 지원이 있게 마련이다. 우는 아이에게 젖 주는 이치일 것이다.


정부·업계·대학·연구기관 ‘유기적인 협력’
이 시점에서 토양비료학자의 관점에서 비료업계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연간 국가연구개발 규모는 약 19조원 정도가 된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규모는 연 14조원대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해서 세계 최고가 된 것인지, 세계 최고의 매출이 있어서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업은 연구개발을 통하여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성장·발전하는 조직이다.


한국토양비료학회 홈페이지에서 2013년 이후 발표된 논문을 확인하여 보았다. 무기질비료 업계에서 발표한 논문, 무기질비료 업계에서 연구비를 지원하여 발표된 논문, 무기질비료의 개발, 이용효율 증진 등에 대한 논문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최근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한 무기질비료 업계는 이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부정적이고 잘못된 인식을 가진 국민들에게 어떻게 이해를 구할 것인지 먼저 자구책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경영도 어려운데 무기질비료 업계에게 굳이 과도한 연구비를 투자하라는 말은 아니다. 국가 기관에서 제공하는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곳도 많다.


정책연구는 업체들이 공동으로 재원을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정부, 업계, 대학과 연구기관의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통해 현장 중심의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그 성과를 학계에 발표하고, 검증된 결과에 따라 농민에게는 더 다양한 무기질 비종과 시비법이 보급되었으면 한다. 또 국민들에게 무기질비료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전달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다양한 홍보와 교육에 힘써야 한다.


무기질비료 업계와 우리 농업현장이 선순환 구조가 되도록 무기질비료 업계의 자구적 노력이 먼저 필요한 때이다. 다시 한 번 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끝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