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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일출잡초’ 확산 방지책은 ‘예초’

원예용으로 수입돼 잡초화…번식 빨라

요즘 밖에 나가 길을 걷다보면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 꽃들은 사람들이 일부러 종자를 뿌린 것도 아니고, 또 옮겨 심어 재배를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종자가 무엇인가에 의해 이동되어 그 곳에서 발아를 하여 자라서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식물들을 ‘일출잡초’라고 하는데, 이들은 처음에는 사람들로부터 관리를 받던 식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일출잡초(逸出雜草; escape weed)란 인간으로부터 재배되던 식물이 사람들의 지나친 관리 아래에 있어야 하는 꽃밭(경지)이 싫어서 스스로 인간으로부터 도망을 쳐서 자유의 몸으로 되어 잡초가 되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꽃이 아름다워서 원예용으로 재배를 하거나 이용가치가 있어서 작물로 재배를 하던 식물이 그 것이다.


일출잡초의 대부분이 외래 잡초로 외국으로부터 어떤 이동경로를 통하여 국내로 유입된 식물들로 국내의 환경여건에 적응하여 정착한 식물을 귀화 식물이라고 부르고 있다. 귀화식물 중에는 사람들의 관리 아래 작물로 재배되는 식물이 있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의 관리에서 일탈하여 야생 식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있는데, 국내서 사람들의 관리로부터 일탈되어 야외(공한지, 도로변, 절개지 등)에서 눈에 많이 띄는 식물(일출잡초; escape weed)을 보면 [표]와 같다.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이나 물류가 늘어남에 따라 거기에 섞여 이동하는 식물도 많아지고 있다. 원예용으로 들여 온 진귀한 식물이 그 예인데, 그 가운데는 쉽게 싫증을 내는 변덕스러운 인간의 심리에 따라 얼마 못가 인간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경우도 있다. 개망초도 이러한 인간으로부터 쉽게 싫증을 느끼게 되어 일출(escape)된 원예용 식물이 지금은 잡초로 정착하는데 성공하여 야생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큰금계국이나, 톱풀, 원추천인국, 오리새 등이 최근 잡초화하여 야생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은 본래 있는 그 나라의 식물 생태 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외래 식물은 께름칙한 식물로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그 들에게는 죄가 없다. 그 들은 인간에게 강제로 붙들려 와서 낯선 땅에서 열심히 살길을 찾고 있는데 지나지 않는다. 생태 질서를 파괴하는 자는 결코 그들이 아니라, 진짜 범인은 피해자인 양하고 있는 우리 사람들이다.


최근 이와 같은 일출잡초가 빠르게 확산이 되는 원인으로 우리 주변의 생활 환경여건의 변했기 때문 인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즉 50~70년대 말 까지는 우리나라의 여건이 화학비료와 땔감이 절대 부족하던 시대로 퇴비를 생산하기 위해 주변의 잡풀을 모두 베어다가 퇴비를 만들어 농사에 사용하고, 또 각 가정에서 1~2마리씩 키우는 가축의 먹이로 풀을 베어다가 주었다.


그러므로 그 시대의 생활 주변에는 풀들이 충분히 성장을 하지 못하므로 짧은 기간에 빠르게 종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풀들은 확산이 용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는 주변에 자라는 잡풀들을 자주 예취하지 않으므로 생육기간이 길면서 키가 큰 식물(오리새, 망초, 개망초, 단풍잎돼지풀, 미국가막사리, 미국자리공, 큰금계국, 원추천인국 등)과 덩굴성 식물(환삼덩굴, 며느리배꼽, 칡, 며느리밑씻개, 새콩 등)들이 최대한 성장을 하면서 우점하여 많은 종자를 생산하게 되므로 이러한 잡초들이 크게 군락을 형성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주)한국식물환경연구소 오세문 기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