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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 칼럼

고품질의 농촌 · 농업 환경이 필요

누군가 농업과 농촌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행복이 결코 높아질 수 없다. 그렇다면 누가 이러한 일을 해야 하는가.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개별적인 환경문제는 분명 그 공간속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공간을 지배하는 전체적인 문제와 관리, 규제는 국가에서 담당해야 한다.


자연과 더불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삶. 이것은 누구나 원하는 삶이다. 이것은 또한 우리나라 ‘국가환경종합계획’에서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이기도 하다. 덴마크가 세계 1위를 차지한 행복순위에서 우리나라는 58위라고 하니 참으로 힘든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국가와 국민들은 행복지수(점수)를 높이는데 머리를 마주하고 힘을 쓰고 있다. 모두가 희망하는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당연하다.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행복은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환경이 좋을수록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환경이 나빠질수록 행복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좋은 환경을 만들려는 것은 결국 행복해질 여지를 보다 많이 만들려는 욕구 때문이다. 사회공동체에서 보다 높은 품질의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만큼 행복과 환경과의 연계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환경이란 것은 대단히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연환경은 우리가 익히 아는 분야이다. 자연환경 이외의 모든 것을 사회적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환경은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물리적인 환경 이외 비물리적인 환경인 이 사회적 환경은 정치, 사회와 경제, 문화 등을 통괄하기 때문에 광범위하다.


자연과 사회적 환경은 밀접한 관련 맺으며 변화
2000년대 이후 다양한 환경문제의 하나인, 국제적으로 공동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귀결된 자연환경의 파괴 내지는 악화 부분일 것이다. 결과적인 것으로 자연환경문제, 대기의 오염, 오존층 파괴와 온난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것을 가져온 것은 인간들의 동태적, 역사적, 사회적 관계에 기인한 것들이다. 달리 말하면 자연환경과 사회적 환경을 편의상 구분은 하지만 이 둘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경이 오염되었다고 할 때 그것의 원인은, 일부 자연적인 요소도 없지 않으나, 대부분 사람의 생활과 경제발전 등의 과정에서 빚어진다. 각종 오염 내지는 환경 악화의 주범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사회적인 산물이다. 따라서 그 원인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맺고 있고, 생활하고 활동하는 모든 사회적 관계를 들여다봐야 한다. 거기에 원인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한 원인이 아닌 복합적 요인이 대부분일 것이다.


폐기물의 최소화, 최대 활용이 정책적 화두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최대한의 자원을 끄집어내어 사용한 후 나머지 혹은 폐기물을 다시 자연에 폐기처분해 왔다. 난지도로 대변되는 쓰레기의 매립은 어느 나라에서도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직선적인 자원의 사용과 폐기는 자원의 유한성에 대한 부적절한 대웅이라는 측면, 폐기물이라 여겼던 것도 최대한 재활용해야 한다는 절박함, 쓰레기로 땅에 묻거나 소각하는 것으로부터 야기된 환경문제의 심각성 등 다양한 이유와 폐해에 대한 반성으로 우리는 순환적인 자원의 이용에 눈을 돌려왔다. 사회 역시 순환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것만이 장기적으로 지구, 나라, 인간사회의 지속 가능성이 보장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자원빈국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당연히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최대한 친환경적이면서 재활용을 해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은 매우 합당하다. 국가적으로 환경이라는 큰 차원에서 자원의 활용, 특히 쓰레기 내지는 폐기물이라고 하는 것들의 최소화, 최대 활용이 정책적 화두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20년의 국가 장기 환경종합계획뿐만 아니라, 중기계획과 각종 자원재활용계획, 폐기물 최소화 계획 등을 세우고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득과 경제활동, 사회적 활력이 약한 농업과 농촌에는 더 많은 환경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생각이다. 농촌의 생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농촌은 그야말로 노인들만 사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공간으로 되어가고 있다. 폐교가 늘고, 폐농지가 늘고 있으며, 폐가가 늘어가고 있다. 도시에 비해 생활에 관련된 모든 시설과 환경, 사회간접자본까지 열악하다. 농가소득은 도시 근로자 소득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농업 생산적 측면에서 보면 각종 폐비닐과 농약병, 폐농기자재의 부적절한 처리도 눈에 띈다. 농업생산 그 자체의 환경 역시 힘들고 위험하다. 농기계에 의한 사고, 농약살포 시 비산과 흡입으로 인한 중독, 부적절한 비료와 농약의 사용과 관정의 관리도 있다. 축산 분뇨와 인근 기업들로부터 유출되는 무단 방류 폐수 등, 이 모든 것들은 이제 지하수조차 안전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농촌과 농업의 환경 아래에서 과연 행복한 삶이 나오겠는가. 누군가 이러한 농업과 농촌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결코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행복이 높아질 수 없다. 그렇다면 누가 이러한 일을 해야 하는가.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 개별적인 환경문제는 분명 그 공간속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공간을 지배하는 전체적인 문제와 관리, 규제는 개별적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에서 담당해야 한다.


우선 농업과 농촌의 환경개선과 질의 향상을 위해 통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국가 삶의 질 향상위원회에서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과 농업, 농기자재 등을 통합해서 관리, 지원하는 데 미흡하다. 정부의 부처 간 간극도 작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목표의 수치작업을 한 이후 적극적인 투자가 미흡하다. 단순한 계획만으로 농업과 농촌 공간의 사람들이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농업 생산활동과 연관된 환경의 고품질화 중요
농업의 생산활동과 연관된 환경의 고품질화도 중요하다. 농촌과 농업에 인접한 폐기물 내지는 오염물질 배출 기업들을 정비해야 한다. 이들로부터 농지와 농업용수, 지하수 등이 오염되기 때문이다. 축산 농가의 환경 강화적인 관리 역시 중요하다. 가축분뇨의 부적절한 관리는 악취와 수질오염, 토양오염 등을 가져올 수 있다. 폐영농자재의 재활용과 환경 친화적인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어쩌면 오염 배출자가 그 오염물질의 처리에 대해 책임을 지는, 즉 생산활동을 하는 농민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 단지 비시장적인 부분이 강한 부분은 국가에서 지원해야 한다.


고품질의 농업과 농촌 환경을 만드는 것은 결국 그 업과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더 많이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유인 방안의 강구와 시행은 농촌에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힘으로 어렵다. 전체적인 구도와 미래 지향 방향, 정도 등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몫이라 보인다. 물론 내부 구성원들에 의한 개별적인 환경적 악화요인도 있다. 따라서 그들에게도 필요하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가가 기획, 지휘하고 농민들이 연주하는 ‘농업·농촌환경의 고품질화’라는 제목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농업과 농촌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행복을 더욱 부추길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