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최 전면에서 곡물·식량자급률을 힘겹게 유인해 온 최후 보루인 쌀 생산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먹거리 자급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보완책 출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쌀의 높은 자급률과 1인당 쌀 소비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당장이야 뭐’ 식의 안일(安逸) 심리가 지배적이지만 옥수수, 밀, 콩 등의 초저 자급률을 상쇄해 온 터여서 언제까지 쌀 생산량 감소를 안도하며 바라볼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국가마다 기준이나 산출방식이 같지는 않다 하더라도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세계 평균인 102.5%의 5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 소비곡물의 80% 가까이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돌발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그야말로 곡물수출국의 처분에만 기대야 하는 ‘바람 앞 등불’ 의 먹거리 사정을 안고서도 조건부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해법이 쉽지는 않지만 ‘쌀이 남아 걱정’이라는 철부지 식량안보 인식에서 만큼은 벗어나야 한다. 생산기반인 경지면적도 미끄럼을 타기는 마찬가지다. 2017년부터 5년간을 보면, 국토 대비 경지면적은 불과 16.1%에서 15.4%로 곤두박질쳐 소폭이지만 매년 개발 명분에 밀려 자리를 내주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은 보전해 왔고 호주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곡물의 80% 근접한 양을 수입해 먹는 나라에 살면서도 전년대비 예상 쌀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어서 쌀값 안정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부 위정자들은 안도한다. 난센스다. 평안할 때 위험할 때의 일을 미리 생각하고 경계하라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지혜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곳간에서 인심 나고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고 했다. 무기 중 가장 무서운 무기는 식량으로 만들어진 무기다. ‘기아(飢餓)의 최대 적은 무관심’이라는 테레사 수녀의 지적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농업을 레크레이션 정도로 여기지 말라는 촌철살인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올해 쌀 생산량 3.2%↓…3년 연속 감소
올해 쌀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이달 15일 발표한 ‘2024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58만 5000톤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70만 2000톤보다 11만 8000톤(3.2%)이 줄어든 결과이자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이에 앞선 10월 발표한 올해 쌀 예상생산량(365만 7000톤) 보다도 7만 2000톤이 더 줄어든 양이다.[표]
그간 증감을 반복해 온 10a(아르, 100㎡)당 생산량 역시 514kg으로 전년의 523kg보다 1.8% 감소했다. 벼 낟알이 익는 시기(등숙기)에 계속된 집중호우(2023년 198.0mm →2024년 263.2mm) 및 고온(2023년 20.6℃→2024년 22.2℃)으로 병해충 등의 피해가 증가하여 10a당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통계청은 전략작물직불제 및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지자체) 등 쌀 수급균형을 위한 적정생산 정책 추진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한데 이어 심해진 병해충 피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재배면적은 69만 7713ha로 전년도 70만 8012ha보다 1.5% 감소해 역시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0년(2015~2024) 사이 쌀 생산량은 17.1% 감소한 양이며 재배면적은 14.5% 줄어든 면적이다.[그림1]
한편, 전국 상위 8개 시도별 쌀 생산량은 전남(70만 9000톤), 충남(70만 6000톤), 전북(54만 5000톤), 경북(48만만톤) 순으로 높게 나타나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보였으며 지난해와는 달리 전국 대부분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그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