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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학진 유기질비료조합 이사장에게 듣는다

‘소통의 힘’ 발휘하는 새로운 조합으로 변신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축소’·‘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 해법에 힘 모아
조합원 사업권 보호·보조사업 참여제한 규제 완화·부숙도제도 개선 나서겠다




“선거에서의 한 표가 긴 웅변보다 힘이 세다.” 이번 유기질비료조합 이사장 선거 결과가 그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작년과 올해 조합은 유기질비료 원료 관련 비료공정규격 개정 이후 큰 홍역을 두 번 이상 치러야 했다. 그 과정에서 부각된 소통과 리더십의 중요성이 이번 선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8월 25일 취임 후부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노학진 제5대 유기질비료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산을 하나 넘으니 더 큰 산이 버티고 있네요. 어쩝니까? 또 넘어서야죠.” 취임하자마자 ‘내년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축소’와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 등의 문제에 부딪힌 노학진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이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괜찮다”고 했다. 왜냐하면 혼자 산을 넘는 게 아니기 때문이란다. 혼자서는 못하지만 30명의 임원들, 40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라면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합원들이 50대 초반의 젊은 이사장을 선택한 만큼 자신은 ‘저돌적으로’ 해낼 것이지만, 주변의 지혜와 식견을 모으겠다는 초심은 4년 내 지켜갈 것이라는 다짐이다.


농림축산식품부 2021년 예산안에서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이 전년도 1341억원에서 211억원이 줄어든 1130억원으로 책정된 것은 불용예산 등이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 있다.


노 이사장은 조합이 그간 보다 적극적으로 불용예산 문제 해소에 나서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몇 가지 원인을 설명했다.


“시·군구에서 국고는 받았지만 시·군구의 자금부족으로 보조금 집행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불용예산이 되고 맙니다. 또 통상 신청물량보다 선정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농업인들이 물량을 초과신청했다가 일부 물량을 취소시 또 불용예산이 발생해요. 또 임대차계약서 없이 구두로 계약한 농업인은 유기질비료를 신청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예산이 불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취임 후 예산 축소라는 위기에 봉착한 노 이사장은 공익직불제 시행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축소를 가져오지 않도록 유기질비료업계와 축산업계, 농업인단체 등의 뜻을 모으겠다고도 밝혔다.


“농업인은 품질 좋은 비료를 통해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제도적인 지원이 미약하다면 간편한 화학비료에 의지하거나 발효가 제대로 안된 불법비료를 싸게 공급받아 사용할 수 있어요.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임대농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올해 농가가 지원사업을 통해 신청한 비료의 양은 400만톤이었으나 1341억원 내에서 공급할 수 있는 공급량은 70%인 286만톤에 불과했다.


노 이사장은 농가 신청량보다 적은 양의 유기질비료가 지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을 줄인다면 농가의 생산비 부담 증가와 함께 불법 부산물들의 유통 확대도 예상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토양과 수질이 황폐화된다면 이는 유기질비료 지원을 통한 축분 등의 자원화와 토양환경 보전은 물론 친환경농업을 지향하는 공익직불제 시행 의미와도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또 하나의 이슈가 된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관련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은 조합원들의 의견이 수렴된 만큼 차등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의 회복을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


“공급업체 지역별 차등지원은 득에 비해 실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요. 우선 퇴비는 생산자 입장에서 갑자기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제품이 아니므로 갑자기 생산량을 늘리려면 불량퇴비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어요. 농업인들의 자율적인 비료 선택권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도 사업의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또한 다수 지역의 축분처리에 차질에 생긴다면 어떤 결과를 빚겠습니까? 지자체의 지역산업을 활성화시키고자 한다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본연의 목적을 살려 추진하고, 이후 별도의 물량을 지역업체에 지원하는 것이 산업계와 농업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립된 조합의 이미지 탈피하겠다
현재 유기질비료업계에는 풀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노 이사장은 특히 임기 중에 ▲조합원 사업권 보호 증진 ▲보조사업 참여제한 규제완화 ▲부숙도 제도 개선 ▲비료에 의한 피해 사고대응 전담팀 설림 ▲환경규제의 개선 등을 강조했다.


“측청방법상 많은 오차가 존재해 조합원들을 잠재적인 범법자로 만들고 있는 부숙도 제도를 반드시 개선하겠습니다. 다만 부숙도 문제는 내부적인 조사·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대학·연구소에 연구과제를 맡겨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해요. 관련 시험기관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려 합니다.”


‘먹는 음식보다 더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비료공급업체가 규칙을 어겼을 경우 유난히 가혹한 보조사업 참여제한 조치도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합리적인 수준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노 이사장은 포화상태인 업계에서 조합원 사업권 보호 증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신규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아녜요.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사업자는 받아들이되 편법으로 조건을 맞춰 들어오려는 사업자에게는 진입장벽을 높여야죠. 신규 자격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고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도 그 기준에 맞춰나가자는 겁니다.”


조합원들이 혼자 대응하기 어려운 농업인의 비료 피해사고의 경우에도 조합이 발벗고 나서 진위를 규명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조합원 모두가 환경보존의 주체이기도 한 만큼 도가 지나친 환경규제에는 엄중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25일 ‘제33차 중소기업환경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유기질비료 제조업체 배출시설 가동개시 신고기간을 1년간 유예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그동안 숨어있으려고만 하고 정작 해야할 말을 제때 정확히 하지 못하면서 우리 업계가 본의 아니게 고립된 면이 있어요.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우리 조합의 의견을 알리고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조합으로 탈바꿈하겠습니다. 관심과 애정으로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