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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분석

농약시장은 지금 ‘대세 하락기’

= ‘2019 농약연보’ 분석 결과 =
2018년 농약시장 1조5000억선 붕괴
전년대비 2% 감소…1조4760억 기록
올해 1/4분기 생산·출하실적도 감소
농약업계, “이미 예견…그래도 충격”

 

국내 농약시장이 사실상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6월 10일자 1면 심층기획 참조] 

작물보호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9년 농약연보’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농약시장은 2017년 전체 매출액 1조5048억 원 보다 286억4500만원(2%)이 줄어든 1조476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용 살충제와 비선택성제초제, 전착제 등의 감소가 뚜렷했으며, 수도용 살균제와 수도용 제초제 및 전작·과원 제초제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표1] [그래프1]

 

지난해 국내 농약시장은 전년대비 286억여 원 정도 줄었으니 금액만 놓고 보면 생각여하에 따라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전통적으로 국내 농약시장 자체의 변동 폭이 크지 않은데다 올해 1/4분기 생산 및 출하실적의 감소 등을 감안할 때 농약업계에서는 가히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농약업계는 물론 유관기관(농식품부, 농진청 등) 및 단체(농협 등)에서도 농약시장의 대세 하락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출 30억 이상 117품목…전체시장 50%
100억 이상 11품목 매출총액은 7420억원
‘2019년 농약연보’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1800여 등록품목수 중에서 매출액 30억 원 이상을 기록한 117품목의 매출총액은 7420억 원으로 전체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표A] 또 100억 원 이상의 판매실적을 보인 품목은 11품목으로 2120억 원의 매출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표B] 이들 품목 중에서 단연 으뜸은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액제(비선택성제초제)로 593억7600만원의 매출실적을 보인데 이어 △에마멕틴벤조에이트 유제(원예용 살충제) 244억4600만원 △만코제브 수화제(원예용 살균제) 219억 4600만원 △글리포세이트이소프로필아민 액제(비선택성제초제) 216억900만원 △오리사스트로빈·피프로닐 입제(수도용 살균제) 162억3900만원 △클로란트라닐리프롤 입상수화제(원예용 살충제) 156억1800만원 △펜디메탈린 유제(밭 제초제) 114억4200만원 △포레이트 입제(원예용 살충제) 110억1900만원 △카보설판 입제(수도용 살충제) 107억 2900만원 △피라클로스트로빈 입상수화제(원예용 살균제) 104억4200만원 △플루벤디아마이드 액상수화제(원예용 살충제) 100억55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신제품이든 미투제품이든 농약 품목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이들 매출순위 상위품목그룹은 명실공히 ‘부동의 자리’를 고수하다 보니 농약품목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농약품목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소위 메이저(Major) 회사(작물보호협회 정회원)들의 오랜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제네릭(Generic) 회사들의 경우 신규품목을 등록할 때 투자대비 시장규모 면에서 이들 품목에 대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제네릭(Generic) 회사들은 특히 PLS 제도를 시행 중인 현재의 농약시장에서 기존품목의 시장상황을 외면한 독자적 신규품목의 개발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원제 수입비용이 농약시장 절반에 육박
수십여 제조회사가 8000억 시장 각축전

‘2019년 농약연보’가 가리키는 국내 농약시장의 고질적 증상으로는 원제 및 수입완제품을 꼽을 수 있다. 농약시장에서 원제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농약제품의 90%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수입원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국내 농약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국내 합성원제와 수입원제에 대한 시장규모를 파악해 보는 것 또한 결코 의미가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2019년 농약연보’에 의하면 지난 한 해 동안 해외에서 사들인 농약원제(수입완제품 포함) 가격은 6923억4200만원에 달한다. [표2] [표4] 수입 및 국내합성 원제 가짓수 만해도 315개에 이르고 있다. [표3] [그래프2] 2018년 국내 농약제품시장 규모인 1조4760억 원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6923억4200만원의 원제(수입완제품) 수입가격을 빼고 나면 7836억5800만원이 전부다. 달리 말하면 국내 수십여 농약회사들은 연간 8000억 원도 안되는 농약시장에서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계통농약 가격인하…‘부메랑’ 우려 높아
PLS 등 ‘모순된 규제’도 농약산업 위축
이처럼 국내 농약시장의 허약성은 원제 수입 금액과 숫자만 단순비교해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농약시장은 앞으로도 농약산업의 구조적 부실(원제 해외 의존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엔 한계가 분명한 만큼 농약업계와 유관기관(농식품부, 농진청 등) 및 단체(농협 등)들은 농약시장의 대세 하락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농약업계 관계자들은 그 중의 하나로, 현재 농약산업계에 부과되는 PLS 등의 ‘모순적 규제’가  농약산업을 더욱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농약산업이 부실화되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는 계통농약 가격인하 방침도 농민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는 농약산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대해 결국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차재선 기자 | newsfm@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