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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의 農에세이] 알고 있나요? 모르는 것을

잘못 앎에 대한 몇 가지 질문

어떤 세미나에서 강사가 물었다.

세계 식량 생산량은 세계 인류가 먹는 것보다 많을까요? 적을까요?”

갑자기 던진 질문에 선뜻 답하는 사람이 없다. 그때 한 사람이 용감하게 대답했다.

적습니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우리도 늘 식량안보를 걱정하니까요.”

강사가 답했다.

틀렸습니다. 생산량은 필요량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왜 식량부족 사태가 오는가. 그것은 분배의 문제 때문이고, 비축량을 고민하는 것은 비용 문제 때문입니다. 생산량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고른 분배와 적절한 비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고른 분배는 가능한 일인가, 적절한 비축량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따위는 별개의 논제이고 실제 데이터에 대한 착각이나 오해는 없어야 한다.

 

또 다른 강사의 질문이다.

사자가 새끼를 키우는 방식 두 가지 중 무엇이 옳을까요?

사자는 자기 새끼들을 벼랑 끝에 떨어뜨린 뒤 살아남는 애들만 강하게 키운다.

사자는 되는 대로 새끼들을 키우다가 죽으면 죽는 대로 살면 사는 대로 키운다.

 

한 가지 질문 더. 역시 50% 확률이다.

코끼리는 죽을 때 자기가 죽어야 할 곳을 찾아가 눕는다.

코끼리는 아무데서나 죽을 때가 되면 죽는다.

 

위 두 문제의 정답은 모두 . 많은 사람들이 로 알고 있다. 간혹 어떤 사자와 어떤 코끼리가 희귀하게 로 살다 죽을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인류가 분석하고 정리한 답은 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널리 퍼진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속 기대 때문이다. 왠지 모르게 그랬으면 좋겠다는 판타지, 기대감이 팩트를 왜곡하는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는 동안, 믿고 싶었던 바람이나 그럴 듯한 이야기들이 실제 데이터인 양 자리 잡는 무서운 이야기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요즘은 더욱 그럴 듯하게 포장된 가짜뉴스들이 매일 양산되고 범람한다.

 

식품과 외식, 농수산물의 간극은 점점 가까워지고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별별 먹방들이 범람하면서 깨알 같은 정보들이 확산되기도 한다. 그런데 의문이다. 과연 그것들의 어느 정도가 팩트일까? 과학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세계는 날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전문가들마저도 (그들이 진짜 전문가인지도 헷갈리지만) 헷갈려하는 일들이 속속 출현하는데

식품을 가공하는 데 필요한 감미료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리에서 한 식품과학자가 이렇게 조언했다.

세상에 감미료가 몇 가지일 것 같아요? 단당류, 이당류, 당알코올류교과서에는 수많은 감미료가 나열돼 있지만 사실은 설탕 하나로 이해하면 됩니다. 수많은 종류의 감미료들은 접하기도 힘들고 접하기 힘든 건 비싸요. 실제 시장에 유통되는 감미료의 80%가 설탕이니까, 굳이 싸울 필요 없어요.”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다. 많이 사용되는 것은 그만큼 장점이 크다는 얘기. 그 장점을 뼈저리게 아는 것이 중요하지 잡다한 것들을 많이 알아봐야 그다지 쓸모가 없다고. 더구나 그 잡다한 앎들의 태반이 가짜 지식이라면 얼마나 한심하다 못해 무서운 일인가 돌아보시라.


유민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자랐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골을 잊지 않았고, 농업 농촌을 주제로 한 많은 글을 쓰고있다. 농업-식품-음식을 주제로 한 푸드칼럼을 다수 매체에 게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