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한반도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농업인들은 해충이 급격히 증가해 피해를 보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이 서둘러 공동방제에 나서며 진화하고 있지만 폭염이 지속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오는 18일까지는 낮 기온이 35도에 달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열대야 현상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폭염이 한풀 꺾인 후에도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최근 폭염의 가장 큰 원인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확장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올려보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여기에다 중국 북부에서 유입되는 뜨거운 공기, 동풍을 타고 들어오는 기류의 영향이 겹치고, 스콜처럼 잠시 쏟아 붓는 소나기를 제외하면 비도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가 이어지는 탓에 구름이 이불처럼 복사열의 방출을 막는 현상도 온도를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폭염 일주일은 더 지속될 것
이처럼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리지 않자 이전에는 발생하지 않던 해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가 가장 극성을 부리고 있다.
미국선녀벌레는 지난해 4025.7ha에 발생했던 것이 올해는 두배 이상 늘어 8116.4 ha나 발생했다. 총 60개 시군에 발생했으며 경기지역이 20개 시군 이상 발생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달 18일 현재 발생면적이 8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의 18.4배에 달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지난해 6958.2ha에 발생했는데 올해는 62%가 늘어 59개 시군 1만1275.9ha 의 면적에 발생했다. 충남이 15개 시군, 충북이 13개 시군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충남은 산림지역에서의 발생 면적이 크다.
꽃매미는 지난해 1175.9ha에 발생했던 것이 올해 2561.3ha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총 83개 시군에 발생해 분포지역으로는 가장 넓게 퍼져 발생하고 있다. 이들 돌발 해충들은 공통적으로 흡즙을 통해 작물에 해를 끼친다. 5월부터 알에서 부화해 10월까지 활동하며 나무 수액을 빨아 먹어 가지를 말라 죽이고 분비물로 과일이나 잎에 그을음병 피해를 준다.
미국선녀벌레ㆍ갈색날개매미충 2배 이상 급증
특히 이들 해충은 이동성이 좋아 산림의 활엽수와 농경지의 배, 사과, 콩, 인삼 같은 농작물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고 있다.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해충들이 농경지에서 방제를 하면 가까운 산림지역으로 피신했다가 10일 정도 지나면 다시 농경지로 날아와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앙부처(농진청, 산림청, 농식품부, 환경부, 국토부, 문화제청, 통일부 등 8개 부처)와 지자체가 병해충 발생상황 정보공유와 협력을 통해 공동방제를 추진하고 있다. 산림지역은 많은 면적과 경사지를 사람이 예찰하기 이전에 무인기를 이용해 돌발해충을 확인하고 방제시기를 결정한다.
경지(과수원)는 돌발해충 방제용으로 등록된 약제를 SS기, 동력분무기 등을 이용해 뿌리고, 산림지와 인근 농지는 광역방제기, 무인헬기, 유인헬기를 이용해 전체를 동시에 방제한다. 지난달 29일에는 충남농업기술원과 부여군까지 참여해 부여군 내산면 지티리 일원에서 농림지 돌발해충 협업방제 연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게 돌발해충 방제를 공동으로 실시하게 되면 돌발해충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자신의 경작지가 공동 방제 구역에 포함되지 않거나 방제 이후 추가 약제 살포가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돌발 해충에 등록돼 있는 농약을 선택해 방제에 나서도록 한다.
돌발 해충을 빠르게 방제하기 위해 농진청은 직권등록 등을 통해 돌발 해충에 적용확대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등록된 약제를 우선해 살포토록 하고 혹 연용의 문제가 있는 경우 자신이 키우고 있는 작물이 등록된 살충제를 살펴 농약회사의 상담을 받아 방제에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심미진 l choubab@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