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농화학 기업 코르테바 애그리사이언스가 제초제 ‘엔리스트 듀오’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년간 이어진 시민단체의 법적 대응 끝에 나온 결정이다. 이는 농화학 업계에 농약 규제와 환경·건강 위험을 둘러싼 더 넓은 차원의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엔리스트 듀오는 글리포세이트와 2,4-D를 혼합한 제품으로 2014년 미 환경보호청(EPA) 승인을 받아 시판됐다. 잡초 저항성에 대응하는 차세대 제초제 시스템의 핵심 제품으로 홍보됐지만, 암과 생태계 훼손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AgPages에 따르면, 미국 시민단체 식품안전센터(CFS)는 2015년 EPA 승인이 연방법상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0여 년간 법원 판단과 재검토 절차가 이어졌고, 왕나비 서식지 영향 등 환경평가의 적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CFS 쪽은 “10년 넘는 법정 다툼 끝에 거둔 기념비적 승리”라며 “기업이 법정에서 다투기보다 제품을 철수한 것은 공익 소송의 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농장 노동자 단체들도 농약 노출로 인한 생식 건강과 암 위험을 거론하며 환영 입장을 냈다.
반면, 농업계 일각에선 특정 제초제에 맞춘 저항성 작물 체계를 도입한 농가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결정은 몬산토를 인수한 바이엘 등 대형 농화학 기업들이 잇단 소송과 규제 압박에 직면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CFS는 2,4-D 단일 성분 제품 ‘엔리스트 원’을 둘러싼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례가 농약 정책 형성 과정에서 사법적 통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