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등의 비위 의혹과 부적절한 기관 운영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등을 계기로 농협 관련 비위 의혹이 반복 제기됨에 따라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총 26명(변호사 등 외부전문가 6명 포함)을 투입,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중간결과를 8일 발표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농협 관련 비위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농협중앙회·농협재단의 운영 전반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했다”며 “그간 제기된 비위 의혹 등을 보다 철저하게 감사하고,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농협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법령 위반으로 보이는 2건을 수사 의뢰하고 부적절한 기관 운영 등 총 65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농협의 부정·금품 선거 관련 문제 등 38건에 대해서는 추가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감사과정에서 농협중앙회 임직원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비 지급 의혹, 농협재단 임직원의 배임 의혹 등 법령 위반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2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증거확보와 사실관계에 대한 형사적 판단을 구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26.1.5.) 했다.
농협의 부정·금품 선거 관련 문제 등 추가 감사 필요사항은 철저하고 강도 높은 감사를 위해 범정부합동감사체계(국조실, 금융위·금감원 등 검토)를 구축해 추가 감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범정부합동감사와 연계하여 농협 선거제도 및 지배구조 등 제도개선도 신속히 추진한다. 이를 위해 농업계,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한 ‘(가칭) 농협 개혁 추진단’을 1월 중 구성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특별감사에서 비위 의혹, 인사·조직 운영 난맥상, 작동하지 않는 내부통제장치 등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선 내부통제 기구 구성 및 운영 부적정의 문제가 드러났다.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임원 추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를 농업인 단체 및 학계로부터 추천받아 구성해야 하지만, 농협중앙회(인사총무팀)에서 일부 농업인 단체 및 학계만을 대상으로 후보자를 추천받아 제한적·폐쇄적으로 구성·운영하고 있었다.
2024년 제15차 이사회에서는 특별성과보수를 1인 즉석 안건으로 상정·의결함으로써 지급사유·금액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부회장(전무이사), 집행간부 등 11명에게 총액 1억5,700만원(1,400~1,600만원)을 지급했다.
조합감사위원회는 회원조합에 대한 감사결과 징계에 해당하는 사항(문책사항)은 조합감사위원회 징계심의회를 통해 징계수위를 결정해야 하는데도 74건은 징계심의회에 부의하지 않았다. 211건은 징계가 아닌 주의처분 하는 등 회원조합에 대한 감사 처분 조치에 소극적이었다. 또 조합장에게 처분한 경징계 27건(견책) 중 최소 6건(성희롱, 업무상 배임 등)은 중징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등 조합장 처분에 온정적이었다.
임직원에 대한 온정적·형식적 징계도 확인됐다.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범죄행위는 고발을 원칙으로 하되, 고발에서 제외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서 고발 여부를 심의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징계한 21건 중 범죄혐의가 있는 6건은 고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도 고발도 하지 않았다.
성희롱을 비롯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는 내부 직원(여성 미포함)으로만 편향적으로 구성하였고 농협중앙회(인사총무팀)에서 검토한 징계수위를 100% 그대로 반영하는 등 형식적인 운영에 그쳤다.
자금 및 경비 집행·관리 부적정도 감사 확인 사항에 포함됐다. 농협중앙회에서 회원조합에 지원하는 무이자자금 지원과 관련 2023년 대비 2024년 무이자자금 지원액이 약 1조원 증가(12→13조원, 8%)하였으나, 이사조합(조합장이 농협중앙회 이사로 재임 중인 회원조합) 등 특정조합에 집중 지원됐다.
또한, 농협중앙회장의 해외출장시 숙박비는 250불을 상한선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실비를 집행할 수 있으나, 특별한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숙박비 상한을 초과하여 집행하는 등 공금낭비 행태가 확인됐다.
농협중앙회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해야 하지만 사실상 중앙회장이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업무추진비 카드를 비서실에 배정한 것이지 중앙회장에게 직접 배정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그 외에도 정보목록 공개, 온라인 정보공개시스템 구축 등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켜야 하는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비상임 이사·감사, 조합감사위원 등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수당(월 300~400만원) 외 특별한 활동을 한 경우 지급하는 특별활동수당을 활동내역, 증빙서류 등에 대한 확인·점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매년 2회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부적정 계약도 드러났다. 농협중앙회는 ‘계약규정’에 따라 물품구매, 용역, 공사 등의 계약은 일반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특정 용역업체와 경비, 운전 등에 필요한 인력을 관행적으로 수의계약하고 있었고, 농협 자회사는 해당 업체에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특정 컨설팅업체와 일반자문 범주로 보이는 상시경영자문 계약을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반복 체결하고 계약목적에 맞지 않는 과제를 일부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었다.
체계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못한 농협재단의 부적정한 운영도 드러났다. 농협재단은 전문계약직 신규채용에 필요한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농협장학관장은 규정에서 정한 직급(M·3·4급)이 아닌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하였다.
또 회원조합을 통해 기부물품을 지원하면서 구체적인 지원대상을 정하지 않았고, 회원조합에서 농업인 등에게 기부물품을 지원한 내역 등을 점검하지 않아 기부물품이 농업인 등에게 기부목적에 맞게 전달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부물품을 농협 관련 회사들이 직접 제조·생산하지 않는 경우에도 농협 관련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통해 간접 구입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계약방식들이 다수 발견됐다.
농식품부는 이번 사실확인서에 포함되지 않은 38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확인, 법률검토 등 추가 감사를 통해 수사의뢰 및 시정·개선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농협중앙회장 등 임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다. 농협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농협중앙회에서 연간 3억9,000만원의 실비·수당, 농민신문사에서는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과 퇴직금(前회장 4억2,000만원)까지 수령하면서 퇴직시 농협중앙회에서 퇴직공로금(前회장 3억2,300만원)을 수령하는 것이 적정한지와 농협중앙회장을 포함한 임원 등이 별다른 제한없이 집행하는 직상금의 타당성 및 집행실태를 검토할 계획이다(2024년 직상금 집행 규모 : 중앙회장 10억8,400만원, 전무이사 1억8,300만원, 감사위원장 2.900만원).
방만하고 책임없는 경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회원조합 연체율이 급격하게 증가[’24년말 연체액 14.3조(연체율 4.03%)→’25년 5월말 18.7조(연체율 5.16%)] 하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수지예산서에 없는 유보예산을 실행예산에서 편성하고 있는데 ’24년 판매관리비 중 유보예산 비율이 22.3%(총예산 1,442억원 중 322억원), 교육지원비 중 유보예산이 77%(총예산 5,900억원, 유보예산 4,551억원)에 달하는 등 예산이 자의적이고 불투명하게 운영될 우려가 있었다.
농협경제지주는 2024년 810억여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1월 상근 임원 특별성과보수를 지급하는 등 재정운영 적정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폐쇄적인 내부통제 체계도 추가 감사에 포함된다.
농협중앙회 감사위원회 및 조합감사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구성원 5명 중 3명이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 전직 임원 또는 前·現 조합장으로 구성된 점, 준법감시인이 내부인으로 임명되어온 점 등 내부통제 역할을 해야 할 조직이 내·외부의 관계자 중심으로 구성·운영되어 온 것이 낳은 문제점 등에 대해 추가적으로 점검·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임직원 금품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위혹, 특정업체에 대한 부당이득 제공, 계열사 부당인사 개입 의혹, 부당대출 의혹, 물품 고가 구입 등 비위 제보에 대하여는 제보내용에 대한 점검·확인 등을 거쳐 필요시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