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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과수화상병 국산 방제제 조기 상용화 추진...농과원, 선제적 ‘적극행정’으로 활로 찾는다

과수화상병 방제제 ‘박테리오파지’ 2027년 상용화 목표
5년간 연구개발 완료…화학농약 방제가(防除價)에 버금
산업체에 균주 분양이 ‘관건’…농식품부와 긴밀히 공조
신속한 현장 상용화를 위해 감사원에 사전컨설팅 신청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과수화상병 천연식물보호제(미생물농약)인 국산 ‘박테리오파지 방제제’의 2027년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농과원)은 이달 초에 국산 박테리오파지 방제제의 조기 등록 및 상용화에 필요한 ‘과수화상병균의 공동연구기관 분양’ 문제와 관련해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했다. 이는 성공적인 방제제 상용화를 위해 소관 부처인 농식품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법령 개정 과도기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제약을 최소화하려는 선제적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0면 ‘쇠스랑’》


농과원은 2020년부터 5년에 걸쳐 과수화상병 방제를 위한 박테리오파지 천연식물보호제 연구개발을 완료했다. 박테리오파지는 목표 세균만 특이적으로 침입하는 바이러스로, 화학농약과 달리 농업환경에 존재하는 유익한 세균 군집에 영향을 주지 않고 과수화상병균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저항성균의 출현을 방지하고 방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특성의 박테리오파지를 혼합한 ‘파지칵테일’ 기법을 적용했다.
현재 농과원은 박테리오파지 방제제의 2027년 상용화와 함께 2029년까지 미생물농약 현장 상용화 및 방제체계 구축을 목표로 잰153바이오텍, 솔붐, 경농, 팜한농 등 산업체를 포함한 공동연구기관과 함께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균주 분양 쟁점 해소를 위한 사전컨설팅 적극 활용


현행 「식물방역법」상 검역병해충인 과수화상병균의 분양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보완이 논의되고 있다. 박테리오파지 방제제의 등록·생산과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숙주세균인 과수화상병균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생물농약 등록을 위해서는 생산시설에서의 동등성 입증 자료가 반드시 필요해 균주 사전 분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과원은 ‘사전컨설팅 신청서’에서 “과수화상병균 확보가 지연될 경우 2026년 6월 원제 등록 신청 및 2026년 8월 품목 등록 신청 일정에 차질이 발생해 국가연구개발사업 성과의 현장 실용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농과원이 제시한 분양 대상은 공동연구기관으로 농업과학기술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한 기관에 한정된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나 일반 민간에 대한 분양이 아니라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기관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분양하려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식물방역법」은 검역병해충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설계됐지만, 과수화상병은 2015년 국내 최초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법령상 시험연구용 병해충 취급에 대한 제한적 허가 체계는 있지만, 이는 수입 금지품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국내 발생 검역병해충의 연구개발 목적 분양에는 직접 적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행 「식물방역법」의 기본 취지는 유해한 검역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엄격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2015년 국내 최초 발생 이후 과수화상병을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현재의 방역 상황을 고려할 때, 확산 차단을 위한 국산 방제제 연구개발 측면에서 새로운 법적 해석과 능동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 법령상 시험연구용 병해충 취급 허가 체계가 주로 수입 금지품의 철저한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국내 발생 병해충을 활용한 공익 목적의 신기술 개발 및 공동연구기관 분양에 이를 즉각적으로 준용하기 위해서는 해석상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과원은 그러나 「식물방역법」(제1조, 제3조, 제31조)의 목적과 국가의 방제 의무를 고려할 때 과수화상병 방제기술 개발 및 국산 방제제 상용화는 공익성이 높은 업무라는 판단이다. 또한 「식물방역법」은 검역병해충이라 하더라도 시험연구 목적의 경우 전문인력, 시설, 장비 및 안전관리계획을 전제로 제한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체계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과수화상병균은 검역병해충에 해당하나 현실적으로 국내에 이미 존재하는 병해충이다. 따라서 농과원은 공동연구기관의 적정 시설과 생물안전 관리체계를 사전에 확인하고, 사용범위 제한, 재분양 금지, 회수 또는 폐기 확인 등 통제 조건을 부과하는 경우 균주의 제한적 분양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현행 체계 내에서 국내 발생 방제 대상 병해충의 시험연구 및 산업적 활용, 그리고 외부 공동연구기관으로의 안전한 분양 절차를 더욱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확립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고위험 병해충은 철저한 폐기와 통제가 원칙인 만큼, 법령 개정이 완료되기 이전의 과도기적 상황에서도 행정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완벽하게 담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과원은 선제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합법적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자 관련 절차를 철저히 검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구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방제제 개발의 연속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과원은 엄격한 안전관리 조건을 전제로 한 제한적 운영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공동연구기관에 대해 생물안전 2등급 시설 및 생물안전 관리체계를 수시 확인하고, 연구 목적·장소·기간·사용량을 특정하며, 외부 재분양 및 무단 반출을 금지하고, 사용 후 폐기 또는 회수 확인과 결과보고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또한 공동연구기관들은 다년간 개발과 사업화 기반시설을 이미 구축하고 있어 안전관리 역량을 갖춘 상태라는 설명이다. 농진청 자문변호사를 통해서도 현행 식물방역법에 연구개발 목적의 분양 및 사용에 대한 명시적 금지조항은 없으며, 일정한 시설기준과 안전관리계획을 전제로 한 연구 목적 활용 체계는 현행법상에도 존재한다는 검토 결과를 얻었다.


농과원은 국산 방제제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상용화를 위해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적극적으로 공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삼석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하여 현재 농해수위 법안 소위에 회부된 「식물방역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연구소 등이 병해충을 시험·연구 또는 예방약제 제조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입제품 능가하는 국산 기술력…9건 특허출원


2027년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국산 박테리오파지 방제제는 기존 수입제품을 크게 앞서는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농과원에 따르면, 격리시설에서 3회 실시한 시험 결과 국산 박테리오파지의 방제가는 76.3%로 수입 미생물제(51.1%)를 크게 웃돌았다. 기존 화학농약인 스트렙토마이신(81.9%)에 근접한 수준이다.


농과원은 2020년부터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화상병 방제용 박테리오파지 관련 9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 화상병균을 특이적으로 공격하는 박테리오파지 7종과 파지칵테일 2종에 대한 특허로, 이는 농과원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기술(1종은 서울대와 공동특허)이다.

 


박테리오파지 방제제는 국내 화상병균에 대한 기주범위 확인, 환경(온도, pH, UV) 안정성 검정, 유전체 분석 등 체계적인 연구를 거쳐 개발됐다. 특히 기존 수입 미생물제보다 높은 방제 효과를 확인한 것이 핵심 성과다.
현재 과수화상병 방제에 투입되는 농약은 모두 수입 원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연간 농약 판매 규모는 약 200억 원 이상이다. 박테리오파지 등 미생물농약 시장도 연간 약 100억 원 규모다. 국산 박테리오파지 방제제가 상용화되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사전컨설팅 신청은 농과원이 국가 농업 발전과 농업인의 실질적인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두고,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적극행정’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신기술 조기 상용화라는 국가적 시급성과 관련 규정의 엄격한 준수라는 두 가지 중대한 가치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관계 기관과의 선제적이고 투명한 소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전컨설팅 제도를 적극 활용해 행정의 적법성과 신뢰성을 사전에 탄탄히 구축함으로써, 속도감 있게 현장 중심의 행정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미형 농과원 식물병방제과장은 “국산 박테리오파지 방제제가 상용화될 경우 수입대체, 농가 방제수단 다양화 및 공적방제 비용 절감 등 공익적 효과가 매우 크다”며, “성제훈 농과원장님의 당부처럼, 신속한 방제제 도입과 합법적 절차의 완비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사전컨설팅 등 관련 부처와 적극행정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수화상병 피해 현황과 공적방제의 중요성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에 발생하는 세균병으로 꽃과 잎이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변하면서 나무 전체가 고사하게 된다. 「식물방역법」상 잠재적으로 큰 경제적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되어 국가 차원의 공적방제 조치가 의무화되어 있다.


2020년 대발생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체계적인 예찰·방제 노력(발병과원 폐쇄, 감염과수 제거, 감염가지치기, 농약살포 등)으로 발생 규모는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과수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표]

 


농진청이 집계한 연도별 피해 현황을 보면 2015년 최초 발생(87농가, 60ha) 이후 2020년 744농가(394.4ha)로 대폭 확산됐다가 2021년 618농가(288.9ha), 2022년 245농가(108.2ha), 2023년 234농가(118.2ha), 2024년 162농가(86.9ha), 2025년 134농가(55.4ha)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과수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손실보상금 규모도 만만찮다. 2025년 기준 81억 2,700만 원이 지급됐고, 2020년 대발생 당시에는 727억 8,500만 원의 손실보상금이 지급된 바 있다. 2021년 483억 9,200만 원, 2022년 184억 9,000만 원, 2023년 202억 9,400만 원, 2024년 114억 400만 원 등 매년 100억 원 이상의 국가비용이 투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