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과 국가의 다른 시각 : 농업인 고령화

  • 등록 2024.10.16 09: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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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谷 강창용 (더 클라우드팜 소장, 경제학박사)

늘 사건과 현상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표현하는 제각각의 의견은 적어도 당사자의 입장에서 옳다. 다만 다른 부분에 대해, 다른 시각에 대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제 3자들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정치권의 행태를 봐도 그렇다. 동일한 사안에 대한 반응은 사뭇 다르다. 사실은 동일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입장과 시각,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농업인들이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라고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65세 이상 농업인들의 비중이 절반에 이를 것을 우려한다.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이 늙어가는 것을 염려해 주니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자신의 생활과 자식들의 교육, 사회생활을 지원해 왔다. 힘든 농사꾼의 삶을 결코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온갖 거친 일들을 하면서 살아왔다. 다수의 고령 농업인들은, 비록 늙었지만, 자식농사를 잘 했노라고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소망 가운데 하나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이다. 인류는 이것을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온갖 의술과 종교, 미신 등이 발달해온 배경이다. 그리고 상당 부분 이러한 목적을 달성해 오고 있다. 선진국의 평가기준으로 우리는 자주 평균수명을 들 정도이다. 인간의 수명이 늘다 보니 자연히 늙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모든 선진국에서 보여지는 현상이며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농업인이 늙어가는 것은 농촌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도시의 비농업인도 늙기는 마찬가지다.


늙은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세간의 농업인 고령화에 대한 우려는, 나의 사견으로 볼 때, 국가와 정책가들 차원에서의 걱정이다. 농업인들이 해온, 해야 하는 기대역할에 대한 우려가 깃들어 있다고 본다. 고령의 경우 농지관리가 어렵고, 농업 변화환경과 기술에 대한 적응력이 낮아지다 보면 농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5%의 농사꾼들이 생산한 농산물, 생명 유지물을 95%의 사람들이 먹어야 하는데 이것의 유지·관리가 어렵게 되는 부분에 대한 국가와 정책가들의 걱정이 본질이라고 여겨진다.


사실 많은 이들은 왜 늙은 농업인들만이 농촌에 남아있고, 젊은이들은 오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쳇말로 자주 쓰이듯 “근본적으로”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 숙고를 한다면, “농업인들이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최소한 아래의 두 조치가 이뤄진다면, 농업인도 좋고 국가 정책자들도 좋다. 


하나는 지금 늙은 농사꾼들만이라도 농사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도움의 주체는 당연히 국가여야 한다. 왜냐하면 농사일의 결과가 농업인보다는 비농업인, 크게 보면 국가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에서 살 수 있도록 도시에 버금가는 경제와 사회, 문화적인 기반시설을 갖춰줘야 한다. 즐겁게 농산물을 생산할 것이다.


두 번째로 국가가 후계자를, 농사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교육하고 지원해야 한다. 국가 방위를 위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운영하듯, 군인들에게 교육과 훈련, 나아가 평균적인 생활에 필요한 임금을 지불하듯 해야 한다. 결국 그들이 국가존립의 기반인 먹거리를 생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염려하는 후계자 확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작지만 농업인의 고령화 문제를 농업인 입장에서 보느냐, 아니면 국가 차원에서만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현실을 보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농업인의 입장이 덜 반영된 주장에 중독되어 온 듯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차원에서 숙고하고 문제의 속성과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합당하다. 농업인들의 고령화라는 문제 속에 잠재하고 있는 농업인들의 국가적 차원의 수고가, 그것에 대한 평가가 가려져서는 안된다. 


제대로 된 평가와 국가적 대우, 그것이 근본 해결책이다. 이제는 농업인의 입장이 잘 표출되어 일방적인 주장만이 옹호되지 않는, 그리하여 요샛말로 ‘근본적인’ 방책들이 나오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관리자 기자 newsfm@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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