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Allium cepa L.)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채소로, 약 5000년 전에 그려진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학명 Allium cepa L.의 유래를 살펴보면 양파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속(屬, Genus)명인 Allium의 ‘All’은 켈트어로 ‘태운다’ 또는 ‘뜨겁다’라는 뜻을 가지는데, 이는 강한 향이 눈을 자극하는 양파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또한, 종(種, Species)명인 cepa는 켈트어의 ‘cep’ 또는 ‘cap’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는 ‘머리’를 의미하며 비늘줄기(인경)가 둥글고 머리 모양을 하는 양파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영어 ‘onion’이라는 이름은 라틴어 ‘unio(단일)’에서 비롯됐으며, 하나의 둥근 큰 구슬 모양이라는 뜻을 지닌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양파’는 서양에서 온 파를 의미한다.
양파는 이소알리신(isoallicin) 같은 황화합물을 함유해 맛과 향이 풍부하다. 그래서 다양한 요리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맛의 기초를 담당하며 연중 끊임없이 소비된다. 불고기, 갈비찜, 된장찌개, 김치, 파전, 각종 무침 요리 등에 부재료로 들어가면서 주재료의 맛을 돋우고 장아찌, 김치 등으로 만들면 아삭 상큼한 별미가 된다.
중식에서는 양파가 빠질 수 없으며 일식에서도 우동, 덮밥 등에 양파가 꼭 등장한다. 인도의 커리나 탄두리, 중동 지역의 샤와르마와 팔라펠 등을 만들 때도 양파는 맛과 향을 더한다. 서양 요리에서도 양파는 필수다. 프렌치 어니언 수프는 양파를 주재료로 한 요리의 대표적인 사례며, 스테이크 소스와 파스타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도 사용된다. 캐러멜라이즈드 양파는 단맛과 풍미를 높여 양식 요리의 품격을 높인다.
그 외에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와 핫도그의 토핑, 피자 토핑, 소스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일 년 내내 소비되는 양파는 그 자체로 중요한 식문화를 형성하며, 세계인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거기에 항산화, 항균,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맛과 영양 모두를 책임지고 있다.
이렇게 연중 끊임없이 양파를 즐기기 위해서는 일 년 내내 안정적인 공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양파는 가을에 파종하고 겨울을 월동한 뒤 봄에 구가 발달해 4~6월에 수확한다. 이때 수확한 양파를 이듬해 3월까지 저장해 일 년 내내 공급한다.
그러나 수분과 영양분이 풍부한 양파는 8~9개월에 걸친 오랜 저장 기간을 거치면서 밑둥썩음병이나 목썩음병을 일으키며 부패하기 쉽다.
이들 원인균은 주로 푸사리움(Fusarium)과 보트리티스(Botrytis) 곰팡이로 양파를 재배할 때도 양파에 잎마름병과 시들음병을 일으킨다. 따라서 양파를 재배할 때 이들 양파병을 제어한다면 수확 후 저장 중 부패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양파를 일 년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양파 재배 환경부터 저장 기술까지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병 저항성을 갖춘 품종을 재배하고, 건강한 토양 관리와 병원균 감염 예방을 위한 재배 기술 도입, 재배 중 병원균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원인균을 예방하고, 저장고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조절해 부패균의 증식을 제어함으로써 저장 중 부패율을 낮출 수 있다.
양파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다. 우리의 식문화와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는 중요한 자원이다. 재배부터 저장,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노력과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