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수확 후 내년 농사를 위해서는 노지에 남겨 둔 병든 식물체부터 치워줄 것을 당부했다.
노지 작물인 고추에 발생하는 곰팡이병인 탄저병은 주로 병든 과실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 다시 발생한다. 따라서 올해 탄저병 발생이 많았던 농가라면 반드시 재배지의 병든 고추부터 뽑아내거나 땅에 묻어야 이듬해 병원균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고추를 연작(이어짓기)하는 재배지도 탄저병 감염으로 병원균 발생이 10∼30%가량 늘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농진청은 또 복숭아 줄기에 발생하는 줄기마름병, 줄기썩음병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줄기마름병은 잔가지 끝부터 마르기 시작하며, 주로 상처나 전정(가지치기) 부위를 통해 감염된다. 줄기썩음병은 지표면에서 발생하며 붉은색 수액을 흘리면서 잎이 떨어지고, 심하면 나무가 말라 죽는다.
따라서 과수 줄기 병 피해를 막으려면 가지치기한 가지나 잔가지를 과수원 주변에 그대로 두지 말고 땅에 묻거나 제거해야 한다. 또 풀을 깎고 두둑을 높이는 등 줄기 아랫부분이 지나치게 습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병해충 방제에 도움이 된다.
최병렬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장은 “탄저병, 과수 줄기병은 병든 과실이나 가지에서 병원균이 겨울을 나므로 이를 거둬 땅에 묻거나 작물에 닿지 않도록 치워두는 것만으로도 이듬해 병원균 발생 밀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