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신뢰, 양봉산업 발전의 초석

  • 등록 2024.08.16 20: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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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谷 강창용 (더 클라우드팜 소장, 경제학박사)

어느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의 생산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요가 발생, 확대되어야만 해당 산업은 성장한다. 수요가 민간·정부로부터이든, 국내·국외로부터이든 무관하다. 동시에 지속적이어야 한다. 동일 내지는 유사 유효적 산물일 경우 개별 생산자들에 따른 소비자의 선호가 달라지는데, 대부분 신뢰에 의한다. 꿀 역시 그러하다.


사실 양봉산업, 양봉으로부터 기대되는 생산물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매년 여러 사정으로 인해 국내 양봉생산물의 양과 시장 규모가 변동적이면서 줄고 있다. 연간 꿀이 약 3만2000톤 정도 생산이고 프로폴리스와 로열젤리가 각각 약 290톤, 175톤 생산된다. 화분과 봉독 등을 포함한 전체 양봉산업의 생산규모는 약 3800억원 수준으로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양봉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벌에 대한 관심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근저에는 그로 인한 공공의 이익이 매우 크고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꿀벌은 현화식물 중 약 70~80%의 수분 활동을 매개함으로써, 생물 다양성 보전과 생태계 유전자원의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FAO). 미국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생되는 환경·생태 보전적 가치는 23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6조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벌이 갖고 있는 이러한 공익적인 이득은 우리 정부가 늦게나마 양봉산업에 관련된 법령을 만들고 아울러 양봉산업육성 5개년계획을 수립, 수행하도록 한 주된 요인이다. 1970~1980년대의 1/3 수준으로 줄어든 밀원, 그로 인한 벌 사육밀도의 누증, 매년 말벌과 질병 등으로 30~40만 봉군이 사라짐 등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야기될 중요한 생태계의 파괴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태세를 유발해 오고 있다. 


적극적인 정부의 자세와 달리 시장에서는 벌꿀에 대한 신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다름 아닌 사양꿀에 대한 태도이다. 흔히 설탕꿀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양꿀을 소비자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시인 「식품공전」에는 ‘사양벌집꿀’ 내지는 ‘사양벌꿀’의 특성으로 ‘설탕으로 사양한’ 것을 특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벌집꿀’ 내지는 ‘벌꿀’의 ‘꿀벌들이 꽃꿀, 수액 등 자연물을 채집하여 벌집 속에 저장’한 것과는 다르다. 


그런데 이러한 사양꿀을 CODEX나 미국 FDA에서는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DEX(STANDARD FOR HONEY CXS 12-19811)에 따르면 꿀은 꿀벌이 식물의 꿀에서 또는 식물의 살아있는 부분의 분비물 또는 식물의 살아있는 부분을 빨아먹는 곤충의 배설물에서 생성되는 천연 단 물질로 꿀벌이 수집하고, 꿀벌이 자신의 특정 물질과 결합하여 변형시키고, 침전시키고, 탈수시키고, 저장하고, 벌집에 남겨서 익고 숙성한 것을 말한다. 나아가 꿀은 필수 성분이 변경되거나 품질이 손상될 정도로 가열되거나 가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미국 FDA는 라벨링에 관한 지침 속에서, 꿀은 꽃의 꿀 뿌리로부터 직접 추출된 것이어야 하며, 다른 성분이 첨가되어서는 안 되며, 꿀벌이 식물의 꿀이나 식물의 살아있는 부분의 분비물에서 먹이로 만들어 벌집에 저장하는 걸쭉하고 달콤하며 시럽 같은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꿀과 설탕 또는 옥수수 시럽과 같은 감미료로 구성된 경우, 그 식품에 ‘꿀’이라는 일반적인 명칭이나 통상적인 명칭으로 라벨을 붙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사정에 의해 사양꿀을 인정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식품에 대한 것으로써 미국이나 국제기구에서 인정하지 않는 사양꿀을 인정하려면 그에 대한 설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관련된 (사)한국양봉협회, (사)한국한봉협회, (사)벌꿀산업유통협회 등에서는 회자되는 천연자연꿀과 사양꿀, 농축꿀이 다르다는 사실과 내용을 명확하게 알려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지 않을런지.

 
가뜩이나 어렵다고 하는 양봉산업에서 혹시나 소비자들이 외국산 꿀을 더 신뢰하도록 하는 우는 범해서는 안되겠기에 권하고 싶다. 

관리자 기자 newsfm@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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