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최종 농약 매출액이 2조1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농약 시장 사상 최초 매출액 ‘2조원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그간에도 큰 폭의 농협 계통농약 가격 인상률에 기대어 몇 차례 2조원 매출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번번히 무산돼 아쉬움을 자아냈으나 특히 사용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조원을 초과한 매출액을 달성한 것이어서 원인과 제반 의미 부여에 다양한 시각이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량 감소는 일견 예상 가능했다. 최근의 저함량 고효율 약제보급 추세에 지난해 여름철 내내 이어진 최악의 폭염과 집중호우 등의 자연재해가 농작물 생육 부진으로 이어져 농약 수요는 당연히 위축되었다.
일부 벼멸구나 흰등멸구 등의 발생이 반짝 급증하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수도 병해충 발생면적은 평년의 41%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매출액 역시 올해 초, 지난해 떠밀리듯 1.0%의 가격인상률을 받아 들어 그저 보합세인 0.3% 정도의 저성장률을 예상했었으나 환율 영향에 힘입어 예상 밖 명목성장을 이뤄냈다.

마치 새옹지마인 양, 가격 인상률과 비례하지 않은 전혀 다른 양상이 최근 몇 년간 전개되고 있다. 가격인상률 대비 긍정적 결과를 예견하면 어김없이 부진한 결과가 도출됐다. 농협 계통구매 가격이 무려 12.5%로 급등하여 어느해보다 매출액 2조원 돌파에 대한 기대가 컸던 2023년도는 전년도와 전혀 다른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실제 시장 성장률이 가격인상률의 절반에 머무는 6.7%에 그쳤기에 그렇다.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둔 농가들의 선 구매물량 증가로 인상 이후 소비가 실재(實在)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당시 업계는 분석했다.
이와 반대되는 결과도 있었다. 4.5%의 가격인상률을 나타냈던 지난 2022년도는 아무도 실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가격 인상률 대비 3배가 넘는 14.0%의 매출액(2247억 원)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반 결과의 부침(浮沈) 속에 매출액 2조원 시대에 진입한 것은 고무적이다. 개발 및 사용 환경 악화 등 작물보호제 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작물보호제가 사용자 취향에 따른 선택 자재가 아니라 현대영농의 ‘필수 사용 자재’임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고객인 농업인의 건강과 식탁 위 먹거리 안전을 위한 작물보호제 업계의 상응하는 책임과 노력을 더욱 요구하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만, 환율로 인한 가격 인상과 일부 신제품 고가 농약에만 의존해 성장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과 비판이 불식되지 않고 있음은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이자 부담으로 여겨진다.
작물보호제 업계 ‘역할·책임·노력’ 커져
성장 지표인 출하량과 매출액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지난 2020년 1만7132톤 이후 어려운 여건속에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던 출하량의 발걸음은 일단 뒷걸음질로 바뀌었다. 지난 2020년 1만7132톤의 출하량을 기록, 전년도 1만9482톤 대비 11.5%의 감소세를 보인 출하량은 다음해인 2021년 1만9014톤(10.9%↑), 2022년 1만9882(4.6%↑)의 성장에 이어 2023년에는 2만402톤(2.6%↑)을 기록, 3년 연속 성장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는 1만9612톤을 기록, 전년대비 3.9%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저함량 고효율 약제 추세와 사용자인 농업인의 의식 변화, 기상 이변 등에도 이례적 선전을 해 왔지만 끝내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참고1]
반면 매출액은 5년 연속 성장이라는 기염(氣焰)을 토했다. 지난 2019년 1조4458억 원을 기록, 전년도 1조4762억 원 대비 2.1%의 매출액 감소세를 나타낸 이후 2020년엔 1조5036억 원을 기록, 4.0%의 반등 성장을 이뤄냈고 2021년 역시 1조6076억 원을 기록, 6.9% 성장을 이끌었다. 14.0%의 초유 성장세를 보인 2022년에는 1조8323억의 매출액을 나타냈고 역시 12.5%의 가격 인상률 속에 큰 성장이 기대됐던 2023년도에도 1조9559억 원을 나타내 전년대비 6.7%의 성장과 4년 연속 매출액 증진에 합류하게 했다.
매출액 2조원 시대의 서막은 2024년에 올려졌다. 그것도 1.0%의 낮은 가격인상률과 0.3%의 낮은 성장기대치 속에서 나왔다. 2024년도 매출액은 2조100억 원을 나타내 전년대비 2.8%의 성장을 기록, 5년 연속 매출액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참고2]
2024년도 농약 생산·출하상황이 최종 집계됐다. 한국작물보호협회(KCPA)가 집계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농약 생산량과 출하량을 비롯한 매출액과 수출·입 동향 등 지난 한 해 작물보호제 시장 전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알아본다.
[농약 생산 · 출하 상황]
생산량 1만9852톤, 전년도 2만3840톤 대비 16.7%↓
먼저 2024년도 농약 생산량을 보면, 전체 1만9852톤으로 전년도 2만3840톤보다 16.7%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작물별로 보면 수도용의 경우, 살균제는 733톤으로 전년도 1032톤보다 29.0%가 감소한 반면, 살충제는 728톤으로 전년도 705톤보다 3.3% 증가했다. 원예용의 경우, 살균제는 6295톤으로 전년도 6269톤보다 0.4% 증가한 반면, 살충제는 5054톤으로 전년도 6834톤보다 26.0% 감소했다. 제초제의 부진이 눈에 띈다. 논제초제는 전년도에 비해 12.0%가 감소한 1203톤, 밭제초제 등은 전년도에 비해 23.6% 감소한 4651톤으로 나타났다. 기타제는 1189톤으로 전년도 1541톤 보다 22.8% 감소했다.[그림1]
약제별로 보면, 살균제는 7027톤으로 전년도 보다 3.8%, 살충제는 5782톤으로 전년도에 비해 23.3% 각각 감소했고 제초제 역시 5854톤으로 전년도보다 21.5% 감소했다.
제형별 생산량은, 유·액제가 9278톤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 수화제가 6397톤으로 32.2%를, 입제가 3629톤으로 18.3%를, 분제가 0.1%, 수용제는 0.4%, 기타제가 2.2%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표1]
출하량 1만9612톤, 전년도 2만402톤 대비 3.9%↓
2024년도 농약 출하량은 총 1만9612톤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2만402톤보다 3.9%가 감소한 것이다.[그림2]
이를 약제별로 보면, 수도용의 경우 살균제는 829톤으로 전년도 877톤보다 5.5% 감소했으며, 살충제는 765톤으로 전년도 713톤보다 7.3% 증가했다.
원예용 경우, 살균제는 5857톤으로 전년도에 비해 3.0% 증가한 반면, 살충제는 5403톤으로 전년도에 비해 6.2% 감소했다.
제초제는 5418톤으로 전년도 6103톤보다 11.2% 감소했다. 이중 논제초제는 1149톤으로 전년도에 비해 3.9%, 밭제초제 등은 4269톤으로 전년도보다 13.0% 각각 감소했다. 기타제는 1340톤으로 전년도 보다 5.9%가 증가했다.
매출액 2조100억원으로 전년도 1조9559억원 대비 2.8%↑
한편 농약시장 사상 최초 매출액 2조원 시대의 서막을 올리며 파죽의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2024년도 매출총액은 2조100 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전년도 1조9559억원보다 2.8%가 증가한 금액이다. 가격인상률 1.0%와 전년 대비 출하량이 3.9% 감소한 가운데 일군 값진 성과다.[그림3]
매출액 기준으로 작물별 전체 시장 점유율을 세분화해 보면, 수도용이 2617억 원으로 13.0%를 차지했다. 2479억 원을 기록한 전년도 12.7%와 비슷한 점유율이다. 원예용은 1조1854억 원으로 59.0%를 차지했다. 이는 57.9%를 차지한 전년도 1조1337억 원 보다 517억 원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제초제는 4984억원으로 24.8%를 기록해 전년도 5234억원의 26.8% 보다 2.0%p 줄어들었다. 기타제는 645억원으로 3.2%를 점유해 전년도 509억원의 2.6% 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농약 수입 · 수출 상황]
수입량 7억1880만$로 전년도 7억3820만$ 보다 2.7%↓
2024년도 농약 수입 총액은 전년도 7억3820만$ 보다 2.7% 감소한 7억1880만$로 최종 집계됐다. 전년도 수입총액 4.5% 증가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중 원제는 87.6%인 6억2973만$로 전년도 6억3351만$보다 0.6% 감소하였고, 완제품 역시 12.4%인 8907만$로 나타나 전년도 1억469만$보다 14.9%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제를 수입국별로 분류해 보면, 일본이 1억4573만$로 23.1%를 차지해 1위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독일이 1억3598만$로 21.6%를, 미국이 1억2932만$로 20.5%를 각각 점유했고, 전년도 1위를 차지한 중국이 9661만$로 15.3%를 점유해 4위로 밀려났다. 나머지는 인도 등 20개국에서 수입됐다.
또한 농약 원제 중 국내 총 수요는 918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입원제는 8606억 원(6억2973만$)이고 국내 합성원제(내수용)는 575억 원(4207만$)으로 나타나 수입의존도는 93.7%로 나타났다. 전년도 수입의존도(93.7%)와 같다.[표2]
수출량 8억3296만$로 전년도 5억2108만$보다 59.9%↑
2024년도 농약 수출 실적을 보면, 총 8억3296만$로 나타나 전년도 5억2108만$보다 59.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농약원제는 총 수출액의 17.9%인 1억4893만$로 전년도 1억5666만$ 보다 4.9% 감소한 반면 완제품은 6억8402만$로 전년도 3억6442만$보다 무려 87.7%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제 및 완제품 공히 전년도 증가율(88.2%, 159.4%)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출 증가세는 큰 폭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주요 수출교역국으로는, 브라질이 26.0%를 차지하여 전년(23.8%)과 같이 수출교역국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했다. 다음으로 중국이 11.7%를, 일본이 10.3%를, 인도네시아가 6.7%를, 미국이 2.2%를 점유했다. 수출국은 모두 43여 개국으로 나타나 지난해 38여 개국 보다 5개국이 늘어났다. [표3]
[천연식물보호제 등 출하 상황]
출하량 3356톤으로 전년도 3915톤 보다 14.3%↓
2024년도 천연식물보호제(미생물 농약) 및 기계유·미네랄 농약의 총 출하량이 3356톤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3915톤 보다 14.3% 감소한 양이다. 매출액도 239억 원으로 전년도 290억 원보다 1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천연식물보호제 출하량은 144톤으로 전년도 280톤보다 48.6%가 감소했으며, 매출액 역시 103억원으로 전년도 146억원 보다 29.5%가 줄어들었다.[표4]
기계유 및 미네랄 농약의 출하량은 3212톤으로 전년도 3635톤보다 11.6% 감소했고, 매출액 또한 137억 원으로 전년도 145억 원 보다 5.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