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육묘 시기부터 수확 때까지 수박 생육단계별 미생물제 맞춤 처리 방안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를 수박 재배 농가에서 발생하는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과실 상품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수박은 대표적인 여름 박과 채소 중 하나다. 2022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총 재배면적은 1만1276헥타르, 생산량은 48만7167톤으로 과채류 중 1위다.
올해 초 수박 재배가 시작될 때 강수량이 늘고 일조량이 부족해 생육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는 수박 아주심기 이후 초기 생육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오랜 기간 수박을 이어짓기한 시설 재배지에서 토양병이 보고됐으며, 진딧물·바이러스 피해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작물 병해충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을 활용한 유기농업 자재를 쓸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미생물제는 작물의 생육 증진, 환경 스트레스 저감, 병해충 방제 등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개발돼 재배 지역, 재배 방식, 생육단계 등에서 오는 차이에 모두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에 미생물제의 효능과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재배 지역이나 방식, 생육단계에 따른 문제점을 친환경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생육 단계별 맞춤 처리 방법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수박 생육단계별 미생물제 맞춤 처리 방안을 구축하고 일반 수박 재배 농가(경북 봉화), 유기농 수박 재배 농가(충북 충주) 두 곳에 적용했다.
두 농가 모두에 농진청에서 개발한 바실러스 메소나에(Bacillus mesonae) H20-5 균주로 만든 미생물제 ‘메소나’를 물과 함께 준 후 아주심기 했다. 아주심기 직후 저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초기 생육을 좋게 하고자 ‘뿌리고’(농진청에서 개발한 바실러스 메틸로트로피쿠스(Bacilus methylotrophicus) GH1-13 균주로 만든 미생물제)와 메소나를 1~2주 간격으로 물과 함께 줬다. 그 결과, 야간 저온 피해가 약간 있었음에도 미생물제를 처리하지 않은 수박보다 초기 생육이 12~17% 증가했다.
유기농 수박 재배 농가에서는 아주심기 후 잎과 줄기가 자라는 시기에 발생하는 진딧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천적(콜레마니진딧벌, 진디혹파리)과 진딧물 방제용 미생물제인 ‘참총충’을 번갈아 투입했다. ‘참총충’은 농진청에서 개발한 이사리아 푸모소로세(Isaria fumosorocea) FG340 균주로 만든 미생물제이다.
이후 열매가 열리는 5월 중순, 천적과 미생물제를 함께 처리한 수박에서 진딧물 밀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진딧물 피해 잎은 47%, 진딧물 분비물이 묻은 수박은 약 80% 이상 줄었다. 수박 무게와 크기도 23% 정도 증가했다.
일반 수박 재배 농가에서는 이어짓기로 토양병인 덩굴쪼김병이 발생했었는데, 꽃이 필 때 미생물농약으로 등록된 ‘탑시드’(농진청에서 개발한 페니바실러스 폴리믹사(Paenibacillus polymytxa) AC-1 균주로 만든 미생물농약)를 1주 간격으로 3회 물과 함께 준 결과 덩굴쪼김병 발병률이 55~75% 줄었다.
[표] 초기 생육상태와 착화기 후 병해충 발생에 따른 미생물제 추가 처리
농진청은 재배 방법, 수박 재배 시 문제가 되는 상황에 따라 생육단계별 미생물 맞춤 종합 처리 방안을 지침서
로 만들고 2025년 하반기부터 농업인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김상범 농진청 농업미생물과 과장은 “생육 단계별 미생물 맞춤 종합 처리 방안 마련으로 미생물제 효능을 극대화해 수박 등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돕고, 지속 가능한 농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