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준 세신종합기계 대표는 과수방제기 부문의 탁월한 장인으로 꼽힌다. 10년 전 운명처럼 만난 과수방제기에 꽂혀 뒤돌아보지 않고 한 길을 걸어왔다.
최 대표가 기술 개발에 몰두해 온 과수방제기는 승용 스피드스프레이어(SS기)의 기능을 작은 차체에 담은 ‘보행SS기’이다. 지금은 과수 농가에 없어선 안 되는 필수 농기계로 자리잡은 보행SS기. 그러나 시장에 선보인 초창기 제품은 그의 성에 차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팬(날개)이 작을 수밖에 없는 보행SS기는 승용형과는 다른 원리로 만들어야 하는 농기계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바람’을 이용하는 방법이 달라야 합니다.”
과수방제기는 작물의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약액을 살포하는 농기계인 만큼 본 기능에 적합하면서 작업의 안전성도 보장해야 한다. 그러므로 승용SS기의 축소판이 아닌 고유의 방식을 적용했다.
정답은 늘 그렇듯 현장에 있었다. 농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약액을 골고루 살포하면서 가격 부담은 적은 가성비 높은 과수방제기이다. 최 대표는 과수 농가의 고충을 해결하고 소득을 높여줄 수 있는 방제기 개발에 남은 인생을 걸었다.
그 결과, 세신종합기계에서 선보인 보행형 SS-7000은 바람을 일으키는 송풍팬이 특별하다. 승용형 팬의 날개보다 낮은 회전으로 많은 바람을 생성하는 특허받은 실리코팬을 적용하고 있다.
“실리코팬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풍구·풍로의 원리와 같아요. 앞에서 바람을 흡입해 90º(도)로 꺾어 방사형으로 바람을 배출합니다. 바람 효율이 높은 공랭식 엔진으로 승용SS기 송풍팬의 절반 정도의 회전으로 높은 방제 효율을 얻을 수 있어요.”
그는 송풍구 폭이 넓을수록 풍량이 많아 약액이 멀리 나가고 물분자가 잘게 쪼개져 미세한 안개형 분사가 가능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현재 세신 보행SS기 실리코팬의 바람 토출부분 폭은 11~12cm±로 동종 제품 중 최대 수준이며, 승용SS기와 큰 차이가 없다. 이로 인해 쌍노즐까지 장착해 방제 효율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
그 다음 주안점을 둔 것은 안전한 농작업이다. 무한궤도 바퀴로 경사지, 비포장길 등 전천후 주행이 가능하다. 차체 높이도 1미터 내외로 낮아 잔가지에 걸릴 위험도 적다. 500리터 약액통이 궤도바퀴 사이에 위치해 차체 높이를 낮춤과 동시에 전복의 위험도 최소화 했다. 28마력의 강력한 혼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세신종합기계의 SS-7000은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농가의 사랑을 받았다. 승용SS기의 송풍팬보다 회전이 낮아도 좌·우 8미터 이상의 높이로 안개 분무가 가능한 SS-7000이 과수 농가의 필수품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특허 등록 실리코팬으로 8미터 안개 분무
최 대표는 “과수방제기를 통해 인생의 큰 전환점을 얻었다”고 말한다. 2013년 환갑이 넘은 나이에 세신종합기계를 설립해 보행SS기 관련 특허를 3가지 넘게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900대 가까운 과수방제기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에는 한국신지식인협회 신지식인 인증과 대한민국 대한명인 인증을 연이어 획득했다. 현재는 딸 여진 씨가 명인 후계자이자 부대표로 그와 동행하고 있다.
최고의 과수방제기에 대한 열정은 발전을 거듭하는 SS기의 디테일에서 엿볼 수 있다. 팬 양쪽의 바람 세기가 다른 것을 보완하기 위해 약한 쪽을 바람유도판으로 모아주었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변식 슈퍼노즐은 약액의 분사 각도와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보다 정밀한 살포가 가능하다.
세신종합기계는 보행SS기 4종과 함께 동력파쇄기, 농업용 동력운반차(덤프·리프트), 농업용 고소작업차(전동·엔진구동형), 유용 미생물배양기 등을 출시하고 있다.
그중 가장 최근에 개발한 미생물배양기 EMC-1000도 정성을 들인 명품이다. 유용 미생물을 배양하는 최적의 온도와 환경을 만들어준다. 순환 모터가 액체를 설정시간에 따라 움직이게 하여 미생물의 생장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농가에 필요한 동력운반차는 하부 프레임이 콤바인 하부 형식으로 하중 능력이 탁월하며 튼튼해 지속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압덤프·리프트 작동장치에 수동 실린더 2개를 사용해 안정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