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농약 시장으로 꼽히는 브라질 농무부(MAPA)는 지난해 177건의 농약 등록을 취소했다. 이 중에는 원제 등록 48건과 제품 등록 129건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89건은 등록 보유회사가 자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인 알리에브라질(AllierBrasil)의 농약 등록 전문가인 플라비오 히라타(Flavio Hirata)에 따르면, 2023년 브라질에서 등록된 농약은 모두 555개 제품에 이르지만 등록 취소된 제품도 등록 건수 대비 31.89%에 이르고 있다.
브라질은 최근 5년(2023년 기준) 동안 총 2737건의 등록을 승인했다. 이는 농약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수입업체의 결제(지불) 기간이 연장되는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히라타는 이와 관련해 “농약 제품 등록은 시장 접근의 관문”이라고 전제한 뒤 “브라질에서 원제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의 완제품을 등록하는 데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고, 비용은 10만 달러를 초과하며 연간 유지 관리 비용도 추가된다”고 등록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등록 취소된 제품 중에는 △카벤다짐 22개 제품 △피라클로스트로빈 15개 제품 △피프로닐 9개 제품 △만코제브 8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표] 특히, 히라타는 “브라질 식약처(ANVISA)가 ‘카벤다짐’을 금지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 등록을 보유한 대부분 회사가 MAPA에 등록 취소를 요청했다”며 “그래도 MAPA의 Agrofit 시스템에 있는 활성 성분을 기반으로 하는 등록은 21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히라타는 이어 “지난해 등록 취소 건수 중 세 번째로 많았던 ‘피프로닐’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은 아마도 브라질 환경부 산하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연구소(IBAMA)의 엽면살포 금지 조치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AllierBrasil의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은 2019년과 2023년 사이에 43건의 등록이 취소됐으며, 이는 시장에서 5년을 버티지 못한 전체 제품의 24.29%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등록 취소된 제품의 16.38%가 2021년 초 이후에 등록된 제품이며, 2021년과 2022년은 등록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로 상당수가 2023년에 등록 취소됐다.
MAPA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등록 절차 중에서 원제 33건에 대한 거부 17건과 제품 52건을 포함해 85건의 등록 절차를 취소했다. 히라타는 이와 관련해 “취소 건수에 대해서는 등록 기업이 신청이 거부되기 전에 신청이 공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취소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히라타는 “브라질 농약법 35조에 ‘농약 등록증이 발급되면 등록자는 부여된 등록이 취소될 수 있는 처벌 조항을 감안해 최대 2년 내에 제품의 생산 및 상용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등록 취소 건수가 훨씬 더 많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제품이 등록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2년 이내에 제품이 시판되지 않으면 등록이 즉시 취소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알리에브라질(AllierBrasil) 주최로 8월 13~14일 상파울루에서 개최되는 ‘제15회 브라질 농화학박람회(Brazil AgrochemShow)’에서는 농약 등록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의 다양한 강연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