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최근 ‘글루포시네이트(Glufosinate)-P’ 성분을 함유한 복수의 신규 제초제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더불어 ESA(멸종위기종법)에 근거한 농약의 생물학적 평가 초안도 발표했다.
EPA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글루포시네이트 내성 옥수수와 단옥수수, 대두, 면화, 카놀라 등의 잡초 방제를 위한 미국 내 새로운 활성 성분(신규 주성분)으로 글루포시네이트-P를 함유한 비선택성 제초제(Glufosinate-P와 Glufosinate-P ammonium)의 신규 등록을 제안·접수했다.
EPA의 이같은 절차는 ‘농약신규 주성분 등록 전 고시된 생물종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확인하고 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ESA의 강제규정’에 따른 것이다. EPA는 목적하지 않는 생물종이 농약에 노출되는 것을 감소시킬 수 있는 대책을 제안해야 한다. EPA의 대책은 미국 전역으로 위험에 노출된 멸종위기 생물종 및 그들의 중요한 서식처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대책이다. EPA가 이번에 등록을 제안한 글루포시네이트-P는 ESA 규정을 준수하는 네 번째 새로운 농약 신규 주성분이다.
◇배경=Glufosinate-P는 과도한 암모니아를 생성함으로서 식물광합성을 직접 방해해 잡초를 방제하는 작용기작을 갖고 있으며, 현재 등록된 비선택성 제초제 글루포시네이트(Glufosinate)의 L-이성질체이다. EPA는 ‘글루포시네이트-P’와 그 암모늄염(ammonium salt)인 ‘글루포시네이트-P-암모늄’에 대한 등록신청을 접수했다. 글루포시네이트-P와 글루포시네이트-P-암모늄은 일반적으로 환경상에서 같은 형태로 존재하며 동일한 제초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EPA는 2종의 등록신청에 대한 주성분을 Glufosinate-P로 결정했으며, 등록신청된 다수의 Glufosinate-P와 Glufosinate-P-ammonium 제품들에 대한 제조 및 판매를 위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글루포시네이트-P는 현재 등록된 글루포시네이트 제품과 유사한 용도와 제초 효과를 지니고 있다. 가령, 작물 자체에 경엽처리할 수 있는 Glufosinate tolerant(글루포시네이트 성분이 작물에 맞아도 고사하지 않음) 작물에 대한 발아 후 처리 및 Glufosinate non tolerant(글루포시네이트 성분이 작물에 맞으면 고사) 작물인 카놀라·콩·대두·면화 등의 발아 전 처리를 할 수 있다.
◇EPA 위해성 평가 결론=EPA의 등록 제안 전에 FIFRA(미연방 살충·살균·살서제법) 규정에 따라 인간 및 환경 노출에 따른 잠재적 위해성을 평가했다. EPA 규정에 따른 인간 영향평가에서 위해성이 인정되지 않았으나 EPA 생태영향 평가에서는 지표식물과 포유류, 꿀벌 등에 대한 만성위해성이 확인되었으며 살포지역 외 작물이 잔류에 노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EPA 위해성 감소대책 제안=EPA는 FIFRA와 ESA 규정에 따라 ‘Spring Creek bladderpod 식물(냉이계통의 습지식물)’을 포함한 목적하지 않는 생물종에 대한 발생 우려가 있는 위해성 경감대책을 내놨다.
EPA는 이러한 위해성 경감을 위해 △Spring Creek bladderpod 식물이 경작지에 존재하는 시기인 9월 1일부터 5월 1일까지, 테네시주 Wilson county에서 사용금지 △토양이 포화되는 포화강수상태가 될 수 있는 우기에는 사용금지 △사용자는 사용전에 “EPA 홈페이지 경감대책”을 방문하여야 하고 제시된 감소대책을 초과하지 않는 살포 계획 수립 △항공살포 시 50피트(ft)의 여유분 유지 △가능한 토양유출 방지 등을 제안했다.
EPA는 이상과 같은 위해성 감소대책이 시행되면 ‘Glufosinate-P의 사용이 어떠한 보호 생물종 및 서식처에 대한 위해성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음 단계=EPA는 등록 제안 전 의견 수렴 과정에서 FIFRA와 ESA 규정에 적합한지를 점검했다. 만약 최종 생물학적 평가가 Glufosinate-P 성분이 보호생물종 및 서식처에 위해성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EPA는 적절한 절차에 따라 ESA와 협의해야 하고 미국의 어류·야생동물관리국 또는 국립해양어업관리국에 발견된 위해성을 통보해야 한다.
이들 두 기관은 협의기간 동안 EPA의 위해성 정보를 그들의 의견 수렴에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위해성이 계속 발견되어 등록과 관련해 추가 대책이 있어야 할 경우 EPA는 등록신청자와 라벨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네릭 ‘글루포시네이트-P’ 원제 등록에 ‘관심’
작년 9월 원제 등록 유효 만료…5Batch 확보가 관건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글루포시네이트(Glufosinate)-P’ 제초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25년 제품등록 유효기간(10년)이 만료되고, 그보다 2년 앞선 2023년 9월 이후 제네릭 원제 등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메이지(Meiji)가 중국 영농바이오사이언시스(YongNong BioSciences CO.,LTD.)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해 한국삼공(‘자쿠사’)과 경농(‘바로바로’)에 공급하는 ‘Glufosinate-P’ 오리지널 원제는 지난 2014년 9월 국내에 88%up으로 처음 등록됐다. 따라서 오리지널 원제등록 유효기간(10년)이 만료되는 2023년 9월 이후에는 제네릭 원제를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농약 제조업계는 중국산 제네릭 ‘Glufosinate-P’ 원제 등록을 위한 GLP 이화학성적서(5Batch)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쉽지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농촌진흥청이 ‘Glufosinate-P’와 ‘Glufosinate-P-ammonium’을 미국처럼 동일 품목으로 판단할지도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Acid type의 오리지널 ‘Glufosinate-P’ 원제와 제품이 등록돼 있다. Glufosinate-P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액제 제형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암모니아수(Ammonium水) 또는 수산화나트륨수(Sodium水)에 원제를 녹여(salt化)야 한다.
국내에서 ‘Glufosinate-P’ 함유 제품(SL)의 연간 매출액은 2023년 기준 1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Glufosinate ammonium’은 ‘D-이성질체(비활성)’와 ‘L-이성질체(활성)’의 혼합물인데 반해 ‘Glufosinate-P’는 ‘L-이성질체’의 제초 활성 성분만을 추출해 만든 ‘Pure(순수) Glufosinate’로 기존 국내 비선택성 제초제 1위 성분인 ‘Glufosinate ammonium’ 함유 제초제보다 “적은 약량으로도 강력한 효과를 발현”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