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저비용 ESG 벼농사로 명명된 ‘무써레 이앙재배 신기술’이 현실화 되면서 본격 영농철에 주목받고 있다.
본래 논을 갈고 물을 댄 후, 일차적으로 논을 고르는 작업인 써레질은 고래로 써레라는 농기구를 소 등에 메고, 논을 왔다갔다 하거나 빙빙 돌면서 평평하게 고르는 고된 작업을 의미한다. 흙덩어리를 잘게 파쇄하고 평탄하게 한다. 담수 깊이를 일정하게 하여 이앙 작업을 용이하게 함은 물론 잡초 방제나 비료 농도를 균일하게 하는 등 모내기 전 필수작업으로 여겨왔던 농작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써레질 과정은 매년 서너 차례와 두 세 시간의 작업으로 인한 본논 준비 노동력과 유류 사용 시간이 증가하는 한편 작업과정에서 이는 흙탕물의 수로 유출에 의한 화학비료 및 제초제 등 비점오염이 증가하는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착안하여 개발 보급되고 있는 신기술이 저탄소 저비용 ESG 벼농사인 무써레 이앙재배 방식이다. 노동력 절감 및 분산은 물론 담수기간이나 양(量) 측면에서 물을 절약 할 수 있다. 또한 벼 그루터기 및 뿌리 분해 과정에서의 메탄 발생 감축 등 탄소 경감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초기 뿌리 활착이 빠르고 뜬모 발생을 줄이는 등 벼 생육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활용 농가들의 반응이다. 이웃 일본의 사례 역시 비점오염 경감 등 환경을 보전하며 메탄 발생량을 감축시킨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이다.
실제 시연회도 열렸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달 18일 전남 나주 동강 들녘에서 농업인과 지자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벼논 무(無)써레질 이앙 및 직파 신기술 현장 시연회’를 여는 등 신기술 알리기에 나섰다.
써레질이 필요 없는 모내기 신기술의 핵심은 무엇보다 논을 평평하게 잡아주는 레이저 균평기에 있다. 말 그대로 써레질을 건너뛰고 곧바로 논갈이(경운)와 함께 땅을 고르는 로터리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이어 레이저를 이용한 균평기(均平機)로 정밀한 평탄 작업을 한 후 물을 넣고 바로 모내기를 한다. 레이저 균평기는 농기계 전문 기업인 ‘지금강’이 개발한 모델이다.
이앙은 물론 직파도 가능하다. 어린 모를 사용하는 모내기 대신 바로 물에 불린 볍씨를 그대로 뿌리는 기술이다. 모내기 전까지 반드시 행해야 했던 써레질을 하지 않으니 당연히 농작업 시간이 줄어든다. 최대 58%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묘 관리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모내기에 쓸 어린 묘를 관행적으로 쓰던 30일 묘(苗)가 아닌 10일 묘를 쓸 수 있어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무논써레 후 모내기를 할 때 발생하는 각종 화학비료나 제초제와 함께 흙탕물 발생 등 적지 않은 환경문제도 해결하는 등 일석삼조 효과다.
박광호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명예교수는 “금번의 신기술은 벼 재배 농가의 경영비를 줄이는데 획기적임은 물론 저탄소 기후변화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