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생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밭 토양의 물리성 기준을 설정하고, 물리성이 불량한 토양의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품질이 좋은 농작물을 수확하려면 공급되는 양분과 수분을 뿌리가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물과 공기의 알맞은 분포가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대형 농기계 사용과 함께 토양을 쌓거나 깎는 인위적인 조성으로 흙이 다져지고 물 빠짐이 나빠져 뿌리가 잘 뻗지 못해 생육이 불량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확할 때까지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뿌리가 뻗는 약 20~40㎝ 깊이의 흙이 너무 다져지지 않게 해야 한다. 다짐 정도는 질땅이나 모래땅 등 토양 성질에 따라 달라지는데, 20~40㎝ 깊이에 점토가 많은 밭은 용적밀도 1.5 Mg m-3 미만, 모래가 많은 밭은 1.6 Mg m-3 미만이 되도록 한다. 또 뿌리가 숨 쉴 수 있도록 구덩이를 팠을 때 자연적으로 물이 고이는 깊이(지하수위)가 100㎝보다 올라오지 않아야 한다.
용적밀도는 끝이 뾰족한 쇠막대기를 땅에 꽂아 지그시 눌러 힘이 더 들어가는 깊이에서 흙을 떠서 흙의 건조 무게를 측정하면 된다.
검사는 도 농업기술원과 농진청 토양비료과에 문의하면 받아볼 수 있다. 검사 결과, 물리성이 불량한 경우에는 토양 상태와 작물 생육 상태를 고려해 토양 환경을 개량해야 한다.
20~40㎝ 깊이에서 다져진 곳이 발견되면 3~4년 주기로 토양을 깊이 갈아 단단한 층을 부드럽게 해준다.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이랑을 높게 하고, 지하수위가 높아 토양이 회색으로 변한 경우에는 다음 작물을 심기 전에 암거배수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작물 재배 중 이 같은 토양 개량이 어렵다면 물주는 양을 줄이거나 물주는 간격을 늘려 공기층을 확보하도록 한다.
조희래 농진청 토양비료과 농업연구사는 “작물 생육을 좌우하는 뿌리는 토양 내에 물과 공기가 얼마나 분포하는지와 관련이 깊다”며 “작물 재배 중에는 토양을 뒤집거나 바꾸는 것이 어려우므로 재배 전에 토양 상태를 파악하고 물이 잘 빠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