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스마트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고 있고, 의미하는 영역은 광범위하다. “스마트하다”라고 말하는 경우 좋은 의미로만 연상되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전략적이고 깔끔하다는, 영리하고 때론 교활하면서도 지혜롭다는, 빠른 사고와 적응력으로 스스로 어려운 일들도 잘 헤쳐 나간다는 뜻까지 포괄한다. 영어의 뜻으로 갑작스런 고통이나 무례함 등의 뜻도 있다고는 하나 그런 의미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미래 농업 내지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적 혁신농업을 말할 때 스마트농업이 회자된다. 사실 정부에서는 2018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마트농업 확산방안’을 만들어 공개하였다. 국가 차원의 검토와 발표이다 보니 매우 중요한 미래 농업정책을 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 여기에 담긴 주요 내용들은 지금까지 여러 방법으로 시행되어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어느 특정한 농업정책을 마련하고 발표하는 것은 많지 않다. 관계부처가 모두 모여서 숙의하고 그 결과를 담아서 발표했다는 것은 사안이 가지는 중요성이 매우 커서 해당부처의 일만이 아니라는, 그래서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한마디로 스마트농업 정책의 마련과 시행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되어 있다.
정부가 나서서 스마트농업을 중시하게 된 배경을 보면 이해가 간다. 우리 모두 염려하는 바와 같이 국가 식량자급률은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량과 단위 면적당 생산성의 정체 내지는 하락도 21세기 이후 지속적이다. 농업 생산 주체들의 고령화와 여성화, 새로운 농업 후계자 확보난, 농업소득의 저위와 상대적 농촌 생활·문화 기초기반의 허약함 등이 결국 농업과 농촌의 위기 상황을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대한 인식공유가 결국 국가적 아젠더를 만들게 촉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농업이라고 하면 첨단 기술과 ICT, IOT, AI 등을 활용하여 농업부문에서 초생력·고품질·친환경·안전 생산을 구현하는 농업을 말한다. 스마트 농업은 기술 발전과정에서 한 변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명확하게 수치화하여 설명하기 어렵다. “여기서 여기까지”를 스마트 농업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밀농업, 시설농업, 최첨단농업, 디지털농업 등을 포괄하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스마트농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외에 5개 정도의 중요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스마트 농업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등이 개발, 공급되어야 한다. 둘째 이러한 시설과 장비 등이 지역과 작물별 특성에 알맞도록 구축되어야 한다. 셋째 스마트팜을 경영할 수 있는 인력의 양성과 넷째 이들의 최적 경영을 지원하는 빅데이타 집적과 AI기반 경영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산된 스마트팜 농산물의 차별적 시장접근과 판매가 중요하다. 스마트 농업의 구현에 가장 어려움은 바로 비용 과다 발생과 수익성 저하이기 때문에 이를 잘 살펴야 한다.
2023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스마트 농업이 중시되고 있다. 미래 농업성장 동력원으로서 스마트농업이 대세이다. 스마트 농업과 관련 산업의 단지화, 집적화와 함께 인력 양성을 위한 맞춤형 교육의 강화, 현장 중심 신기술의 개발과 시설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의 확장적 지원과 노지 스마트팜의 시범단지를 올해부터 조성한다고 한다. 여기에 농산물 수출 확대 전략 내에 스마트팜 농산물과 관련 기자재, 기술 등의 수출을 강력하게 촉진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은 긴 호흡으로 밀고 가야할 과제이며 길이다. 한시적으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는 길 자체가 스마트 농업의 길이다. 스마트팜 도입에 가장 큰 걸림돌은 적지 않은 도입 비용, 고도의 경영·기술적 정보와 지식 습득, 적정 가격에 의한 생산물 판매라는 점 등이다. 이는 국내외 모두에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차분하게 내·외부적인 여러 요소들을 잘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세와 대응이 필요하다. 어차피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우리 농업은 스마트농업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