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살리는 식물생리활성조절제의 쾌거

  • 등록 2022.09.29 22: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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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하나바이오텍 대표

 

조정훈 하나바이오텍 대표의 스마트폰은 항상 바쁘다. 전국에서 때론 해외에서 날라오는 성공적인 농작물 재배 사진이 전송되기 때문이다. 색깔이 예쁘게 들고 단맛이 배가된 제주 감귤, 가장 보기좋은 빨강으로 물든 추석 전 사과, 추석 후 불필요한 신초를 없애고 마지막 붉은빛을 머금은 고추 등이다. 


하나바이오텍에는 조 대표가 ‘식물생리활성조절제 5총사’라 부르는 주력제품이 존재한다. 고온기 웃자람이나 과번무 현상을 조절하고 수정에 도움을 주는 ‘딱멈춰’, 수확기 착색효과를 촉진하는 ‘무지개’, 비대촉진에 도움을 주는 ‘탑왕근’, 보리·콩·벼 등의 건조촉진으로 수확기 단축에 도움을 주는 ‘잘말라’, 난방제 잡초의 완벽한 제거를 도와주는 ‘캐어풀’ 등이다. 


하나바이오텍은 이들 주력제품을 통해 국내외 매출 성장과 해외 론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하나바이오텍이 공신력을 확보했다는 것에도 방점을 두고 싶어요. ‘캐어풀’과 ‘무지개’의 특허출원을 마쳤습니다. 주요 제품에 대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농관원 잔류농약 463종 검사를 해서 안전성을 증명했어요. 지난해 10억원보다 2배 가까운 매출 성장과 대리점수도 40% 늘었고 외부 투자의 가능성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업 경쟁력 강화와 소득증대 해결


하나바이오텍은 식물생리활성제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강소기업으로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바이오텍 기술의 핵심은 천연 소재의 생리활성조절제를 찾아내고, 해당 성분의 분리·조합 등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각각의 물질을 분자 수준까지 분석하고, 발굴한 물질이 작물에 작용하는 기작을 파악해 목적에 맞는 제품으로 개발한다. 


현장 사례와 제품을 함께 보여주는 습관은 생리활성조절제가 낯선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이다. 조 대표는 생리활성조절제에 대해 일정시간 활성을 조절하는 것이며 특정 부분을 억제하고 다른 부위가 활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생장조정제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제품들의 사용 사례 축적은 하나바이오텍의 뿌듯한 자산이다. 올해는 태풍 피해로 도복이 발생하고 고온과 습도로 인해 싹이 올라오기도 한 철원지역 논벼에 ‘잘말라’를 드론으로 처리한 결과 건조를 유지할 수 있었고 보다 빠른 시기에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체 농업 안에서 비중이 높은 과수산업 그중에서도 수출단지에서 착색에 대한 고민을 덜어준 제품이 ‘무지개’이며 착색뿐 아니라 물러짐의 방지에도 눈에 띠는 성과를 내고 있다. 


수정에 도움을 주는 ‘딱멈춰’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망고와 파인애플을 위한 론칭도 이뤄줘 더 이상 신초가 크지 않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보내왔다. 조 대표는 오늘도 현장에서 답을 구하고 해외 진출의 청사진을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농업 바이오기업을 목표로 한다

 
그는 왜 남들이 아는 넓은 길을 마다하고 외롭다고도 할 수 있는 길을 가게 됐을까. “두 번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건국대 대학원 1학기 때 정일민 교수님이 ‘생리활성물질’이라는 강의를 우리나라 최초로 하셨고 제 인생을 바꿔놓은 첫 번째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기업에 다니면서도 이 분야의 관심과 데이터, 아이디어를 놓지 않고 발전시켜 나갔어요. 두 번째는 동부팜한농에 재직했을 당시 2005년 정부가 무기질비료 보조금을 다 없애고 부산물비료 지원으로 전환하는 일대 사건이 있었어요. 이때 화학물질이 아닌 천연 생리활성물질의 시대가 올 거라는 시그널을 받았고 몇 년 후 비로소 창업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A-벤처스 선정,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우수상에 이어 올해 조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았다. 작은 열망으로 싹을 틔운 사업이 국가의 인정을 받게 됐다는 기쁨이 무엇보다 크다는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IT(정보통신기술) 강국인데 BT(생명공학기술)에는 약하다는 이야기를 직원들에게 하곤 해요. 미래의 하나바이오텍은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바이엘, 신젠타, 바스프, 다우, 몬산토 등은 세계 10대 농화학기업이지만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순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기업 상장 등을 통한 도약 기간을 거쳐 BT분야에 한 획을 긋는 회사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식물추출물로 뭘 해’ ‘미생물대사산물로 뭘 해’ 하는 반응에 맞서온 만큼 역발상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은원 기자 wons@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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