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자재정책의 기준선을 바꿔라

  • 등록 2020.02.11 17: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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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농기자재산업의 반동적인 발전을 유도하고자 한다면, 정부 농기자재정책의 기준선이 바뀌어야 한다. 평균적, 무차별적, 관행적인 자금지원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예컨대 중소기업, 수출증가율이 큰 회사, 기술개발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회사의 제품에만 정부의 구입자금을 지원한다면 기업의 행태는 진취적으로 돌변할 것이다. 내부 추동이 안되면 외부 충격이 필요하며 바로 그것이 정책이다.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우려를 자아냈던 포항지진으로 인한 피해구제와 대응에 이 지역 정부조직과 사회조직, 시민들이 바짝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지진특별지원단을 조직하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포항시는 올 11일 자로 지진대책국지진특별지원단으로 개편했다. 단장 아래 37명의 직원을 배치해 관련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발생이후 최소 피해를 위해 매우 적극적이고 다양한 정책을 펼 것이라고 한다.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서 보면 포항지역의 대응은 먼 나라의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실제 포항시와 같은 지진특별지원단을 조직해서 운영하는 지자체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진에 심각한 경험들이 있는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그들은 포항시와 시민들의 대처를 쉽게 이해할 것이다. 이해를 떠나 동류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며 동시에 그들의 절박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 비료기업들의 최근 행동을 보면 유사한 점을 유추해 낼 수 있다. 농협중앙회의 최저가 비료입찰과 압력적인 가격인하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경영에 한계가 온 것이다. 참고, 참다가 이내 그들이 보여준 것은 원인에 대한 강한 저항이 첫 번째였다. 농협에 대한 저항 말이다. 죽게 되니 단결도 하게 된다. 지난 4년간 24%의 가격인하가 있었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하였다. 결국 그들의 목소리가 여러 곳에 전달되었고, 비록 충분하지는 않지만 6% 수준대의 가격 인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농민들의 농기자재 선택 기준선이 무너지고 있다. 과거 농기계 국산화 과정에서 정부와 우리 농민 모두는 우리의 제품이 조악하더라도 장차 우리 산업을 위해, 국가 애국심 차원에서 국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농민들도 수긍하고 지금껏 그렇게 행동해 왔다. 비록 적지 않은 외국 농기계가 국내에 수입되었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우리 것을 구입하려고 애써 왔다. “비록 한국 제품이 ○○점에서 문제지만 그래도 우리 것이니 사줘야지라는 통념이 자리했었다. 이러한 기준선이 아무래도 수입산이 우리 것보다 ○○면에서 좋지라는 사고로 전환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농민들의 심리전환, 기준선의 전환, 나아가 표준변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절박함을 예견·대응해야 앞서갈 수 있다

상당 부분 국산 농기자재에 대한 농민들의 기준선 전환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농기자재기업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일단 기준선이 전환되면 그 흐름을 되돌리기는 대단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준선 전환에 대한 국내 농기자재기업들의 절박함을 엿보기 어렵다. 절박함은 예상하지 못하는 국면 전환을 가져온다. 그것이 좋고 나쁨은 다음의 문제이다. 이러한 절박함을 미리 예견하고 대응하면 앞서가는 자이지만 그것조차 못 느끼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현실에서 농기자재기업들이 선험적으로 느껴야할 절박감이 미약하다.


오랫동안 적지 않은 농기자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농기계만 하더라도 농기계 구입융자금 지원, 면세유, 부가세 영세환급, 생산지원자금, 부품확보자금, 박람회지원 등이 있다. 비료의 경우 유기질 비료 구입 보조와 시설현대화, 토양개량제 보조 공급, 원료비축자금 융자지원 등이 있다. 다른 사업 중심에서의 농기자재지원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에 대한 국내 농기자재 기업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그리고 그로 인한 기대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평균적인 일상적 지원, 수혜제공에 무덤덤해진 것이 사실이다.


진정 농기자재산업의 반동적인 발전을 유도하고자 한다면, 정부 농기자재정책의 기준선이 바뀌어야 한다. 절박한 상황에 대처한 정책의 기준선 전환만이 농기자재 기업들의 행태를 바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평균적, 무차별적, 관행적인 자금지원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예컨대 중소기업, 수출규모가 가장 큰 회사, 수출증가율이 가장 큰 회사만을 상대로 호혜적인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에 연동하여 이들 회사들에게만 국내외 박람회 출품 비용을 전적으로 정부에서 보장해 주는 것이다. 기술개발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회사의 제품에만 정부의 구입자금을 지원한다면 기업의 행태는 진취적으로 돌변할 것이다. 내부 추동이 안되면 외부 충격이 필요하며 바로 그것이 정책이다.


관리자 기자 newsfm@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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