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와 절(節)을 놓치고 있다

  • 등록 2019.05.27 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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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농기자재 기업인들마다 더 이상 기업 경영이 어렵다고 말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농기자재산업을 위해 호소했던 조치와 행동들의 시기가 이미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더 이상 물러설 여지가 없다는 지적을 수용한다면 농기자재산업의 지도자들과 기업인들은 각성하고,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전략의 성공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 시(時)와 절(節)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만이 살길이기 때문이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준비하자는 많은 전문가들의 간곡한 자문을 가볍게 여기면 좋은 상황을 맞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가까운 지인께서 “어리석은 백성을 위하여”라는 세종 임금의 한글 창제 이유는 지금도, 우리 농기자재산업과 기업에 여전하다는 역설에 이제는 수긍이 간다. 마음이 즐거울 리가 만무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참 오래된 글을 보고 있다. 2004년도 어느 전문지에 기고한 ‘농자재 산업,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와 ‘농자재산업이 튼튼해야 농업도 튼튼해진다’라는 컬럼이다. 이후 많은 곳에서 우리 농기자재 산업의 육성과 해당기업들의 노력을 주문해 왔다. 이러한지 어림잡아도 15년이 넘는 세월이다. 간절한 이야기들은 필자의 컬럼집 ‘우리 농민과 농기자재산업을 사랑합시다’에 실려 있다. 많은 분들께 보내드린 이 책을 다시 들고 보자니 미래가 밝지 않음을 느낀다.

 
중용(中庸)에 이러한 내용이 있다. 군자는 중용이다. 이 군자는 때(時)에 맞게 행동을 한다. 두 문장을 합치면, 군자는 때에 맞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중용이라고 한다. 통상 군자는 지도자를 의미한다. 때문에 군자이어야 하는 지도자는 자기가 지도하는 조직이나 단체가 해야 하는 일과 시점을 잘 알아서 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지도자는 어느 일이 어느 때 필요한가를 알아야 하며, 나아가 그 행위를 적합한 시기에 해야 한다. 그러면 조직이나 나라가 평온하다.

또 다른 말도 있다. 희로애락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하고, 이것이 상황(節)에 적합하게 나타나는 것을 화(和)라고 한다. 중은 천하의 근본이며 화는 도(道)를 이루는 달도라고 한다. 결국 중과 화가 이뤄지면 세상은 어지러움이 없이 잘 돌아가게 된다. 우리가 분명히 잘못이라고 여기는 상황에서는 잘못이라고 말해야 한다. 어떠한 지연이나 학연 등으로 인해 올바른 판단과 행위를 하지 못하면 세상은 어지럽고 질서가 문란해진다.

결국 중용에서 말하는 위 두 가지 내용의 요약을 통해, 기본적으로 어느 합당한 행위는 시기와 상황에 맞을 때 그 가치가 있다는 의미를 추론해 낼 수 있다. 봄에 봄 옷이 아닌 여름 옷을 입는다든가, 겨울인데 여름 옷을 입는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이 사태를 볼까. 다른 차원에서 여름에 겨울 옷을 입으면 옳지 않다는 것을 깨우쳐야 하는데 그대로 방치하면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까. 현명한 지도자, 즉 군자라면 여름이 오기 전에 여름 옷을 준비하도록 해야 하며, 만약 일부가 여름이 되어서도 겨울 옷을 입고 있다면 여름 옷을 갈아 입어야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여름 옷을 입도록 도와야 한다. 문제와 상황, 해결해야 하는 시기를 미리 알아서 그에 대응하는 자만이 진정한 군자지도의 지도자이다. 아울러 그러한 지도자와 함께하는 구성원들만이 평온을 누릴 수 있다.


군자 곧 지도자는 때(時)에 맞게 행동한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농기자재 기업인들마다 더 이상 기업 경영이 어렵다고 말한다.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쇠퇴의 길을 걷다보면 발전의 길에서 멀어질 것이고, 종국에는 늪지로 추락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농기자재산업을 위해 호소했던 조치와 행동들의 시기가 이미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이대로라면 농기자재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기자재산업의 앞날에 희망을 걸어보고 싶다. 평생을 농기자재산업을 위해 살아왔던 관성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 한 산업으로서의 기대 역할의 수행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은 이제라도 농기자재산업의 분야별 지도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ODA사업관련 세미나, 외국방문, 선진 기업들의 동향 등을 통해 느끼는 것이 있다. 선진국들은 우리와의 단절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 ‘사다리 걷어차기’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에겐 더 이상 물러설 여지가 없다는 지적을 수용한다면 농기자재산업의 지도자들과 기업인들은 뼈저리게 각성하고,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전략의 성공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 시(時)와 절(節)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만이 살길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기자 newsfm@news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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