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택성 제초제는 국내 농약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전체시장의 10% 남짓이지만, 해마다 국내 농약시장 규모는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의 매출 변동률과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은 회사별·약제별로 치열한 경쟁을 치르면서도 전체적인 매출규모는 비교적 변동률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은 몇 해 전부터 크게 달라지고 있다. 최근 3년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은 전체 농약시장보다도 더 큰 폭으로 축소됐다. 

한국작물보호협회가 발간한 ‘2020년 농약연보’에 의하면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규모(매출액)는 비교연도인 2017년(1500억원)에 비해 2018년(1360억원)에 10.3%가 줄었고, 2019년(1270억)에도 전년대비 6.6%가 줄어드는 등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농약시장 전체규모가 2017년(1조5050억원)보다 2018년(1조4762억원)에 1.9% 감소하고, 2019년(1조4458억원)엔 전년(2018년)대비 2.1% 줄어든 것과 비교해 큰 폭의 변동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성분의 단제와 혼합제가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스타’로 대별되는 이들 제품의 매출액은 2017년 627억여원, 2018년 584억여원, 2019년 471억여원을 기록했다. 또한 글루포시네이트 성분의 이성질체인 글루포시네이트-피 품목은 경농(바로바로)과 한국삼공(자쿠사)이 각각 등록·판매하고 있으나 매출규모는 64억여원에 그치고 있다.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단제의 경우는 26개사의 제품이 국내에서 제조·판매(2019년 471억여원)되고 있으며, 수입완제품(19억여원)도 17개사에서 등록·판매하고 있다. 특히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성분의 단제 중에서 UPL의 ‘타랑’은 주성분 함량을 24.5%로 상향해 연간 11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향후 판매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의 매출액 대비 2위는 전통의 강자인 글리포세이트이소프로필아민(액제)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사미’·‘글라신’으로 통칭되는 이들 제품의 단제와 혼합제 시장 전체규모는 508억여원(2019년)에 이르고 있으며, 단제 시장은 2017년 290여억원, 2018년 216억여원, 2019년 175억여원(수입완제품 15억여원 미포함)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근사미’ 제품군(수입완제품 포함)은 해마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바스타’ 제품군(2019년 489억여원)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팜한농의 자체개발 신물질인 티아페나실과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을 혼합한 ‘테라도골드’가 매출액(2019년) 135억여원을 기록하면서 선전하고 있으며, 향후 성장세가 어느 정도일지도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
글리포세이트 성분도 사용량(매출액)이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리포세이트암모늄이 주성분인 ‘하이로드(아다마코리아)’와 ‘위니아위드(오더스)’ 제품은 단제(2019년)로 80여억원(국내제조 10억여원, 수입완제품 70억여원)을 기록했다.

한때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성보화학의 ‘풀샷(Glyphosate IPA+MCPA)’의 성장세는 최근들어 크게 감소했다. 수입완제품인 ‘풀샷’은 2017년 매출액이 31억원을 웃돌았으나 2018년엔 26억여원으로 감소한 뒤 2019년에는 16억여원에 그쳤다. 국내제조 품목으로는 ‘풀베라(선문그린사이언스)’, ‘풀간다(인바이오)’, ‘레드샷(성보화학)’이 2019년 기준 7억6000여만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했다.

이밖에도 국내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에는 이들 ‘대표품목’을 비롯한 40개 품목(국내제조와 수입완제품 포함)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연간 1274억여원(2019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산술적으로 추산하면 비선택성 제초제 1품목당 연간 31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는 셈이다. 이렇듯 용도별로만 보면 비선택성 제초제는 여전히 국내 농약시장을 선도하는 품목임에 틀림없다.

한편 비선택성 제초제의 ‘속효성’을 앞세운 선문그린사이언스의 새로운 품목인 ‘401 액제(다이쿼트+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혼합제)’의 등록여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401액제’는 농촌진흥청과 선문그린사이언스가 ‘등록’에 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401액제’ 행정소송은 선문그린사이언스가 1심과 2심에서 일방적으로 압승했으나 이후 농진청의 상고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대법원에 계류된지 1년 4개월이 경과됐기 때문에 조만간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이번 소송에서 대법원이 선문그린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줄 경우 ‘401액제’는 곧이어 등록·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의 속효성 약제 요구와 맞물려 어떤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