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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뉴스

미생물농약 경쟁력, 균주 아닌 ‘안정성 설계’가 가른다

IMCD, “발효는 생산수단 넘어 미생물 강건성 규정하는 플랫폼”
영양원 설계와 포자형성 조건이 유통기한과 포장 후 약효 좌우
영양세포는 스트레스 조건서 수 주 내에 생존율 90% 이상 상실
효모 기반 발효영양원, Bt 독소·포자 비율 최대 175% 개선 효과

 

농업용 미생물농약(Agricultural biologicals·농업용 미생물 제품) 산업의 승부처가 ‘어떤 미생물을 찾아내느냐’에서 ‘찾아낸 미생물을 어떻게 살려 농가까지 전달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균주(菌株) 발굴 경쟁이 일단락되면서 발효(fermentation)와 제형(製形·formulation) 설계라는 산업 공정 역량이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특수화학 유통·제형 기업 IMCD의 루카 몬테리시(Luca Monterisi) 농약사업 글로벌 사업개발 매니저와 빅토르 케로(Victor Quero) 영업대표 겸 제품 매니저는 최근 내놓은 기술 분석에서 “발효는 단순한 생산 수단이 아니라 미생물의 강건성(robustness)과 안정성, 포장 후 약효를 규정하는 플랫폼”이라고 진단했다. 발효 과정에서 형성된 미생물의 생리적 상태가 건조와 삼투 충격, 산화, 장기 보관 같은 후속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생산까지가 아니라 살포까지가 하나의 공정”


바실루스(Bacillus)와 슈도모나스(Pseudomonas), 트리코데르마(Trichoderma) 같은 주요 유용 미생물은 이미 발효 기술로 안정적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미생물은 생산 이후 건조와 저장, 제형 공정, 그리고 포장 개봉 이후 포장(圃場)의 환경 노출까지 견뎌내야 한다.


두 전문가는 “미생물의 생존은 제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세포 또는 포자가 발효 공정을 ‘어떤 상태로’ 빠져나오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생물학적 성능이 미생물 자체가 아니라 공정 전체의 연쇄로 결정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포자 수(數) 아닌 질(質)이 안정성 좌우


발효 공정의 평가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균체 수량이나 생균수(CFU) 농도가 사실상 유일한 지표였지만, 이제는 산소전달률(kLa)과 기질 공급 전략, 영양 제한 조건이 세포막의 견고성, 산화 스트레스 내성, 포자형성(sporulation) 품질에 미치는 영향까지 관리 대상에 들어왔다. 《참고문헌: Setlow, P. (2018). 포자 저항성 특성 및 포자 형성 조건》


특히 포자를 형성하는 미생물의 경우 “포자 수만으로는 안정성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포자형성 조건이 포자의 성숙도와 디피콜린산(dipicolinic acid) 축적량, 수화(水化) 상태를 좌우하고, 결국 포자의 저항성 자체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핵심성과지표(KPI)도 생산성 중심에서 생장 속도, 유도기(lag phase) 길이, 포자형성 효율, 열·삼투 스트레스 저항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세틀로(Setlow, 2018)의 연구는 포자형성 조건이 열과 건조,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생물을 ‘어떻게 키웠는가’가 제품 수명 주기 후반의 생존율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유통기한 병목의 실체, 건조 넘어 재수화 손실


유통기한은 여전히 미생물농약 제품의 최대 병목으로 꼽힌다. 생존력 상실 기전은 미생물 종류에 따라 크게 다르다. 바실루스의 내생포자(endospore)는 건조와 열 스트레스에 본질적으로 강하지만, 슈도모나스 속(屬)처럼 영양세포 상태로 존재하는 그람 음성 세균은 환경 변동에 민감하다. 여기에 수분활성도(aw)가 분자 이동성과 산화 반응, 장기 안정성을 통제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주목할 점은 미생물 손상이 건조 단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에 다시 풀리는 재수화(rehydration) 국면에서도 삼투 충격과 세포막 불안정화로 상당한 생존력 손실이 발생한다. 더욱이 생균수를 유지했다고 해서 약효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준치사(sublethal) 손상을 입은 미생물은 대사 활성과 정착(colonisation)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축적된 데이터가 가리키는 지점은 세 가지다. △영양세포는 스트레스 조건에서 수 주 내에 생존율의 90% 이상을 잃을 수 있다 △포자화된 시스템은 시간 경과에 따른 안정성이 현저히 높다 △트레할로스(trehalose) 같은 보호제는 생존율을 1~3 로그(log) 단위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안정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공정과 제형 선택으로 ‘설계되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참고문헌: MDPI(2024). 미생물 안정성 및 건조 보호 메커니즘》


영양원 설계가 발효와 안정성 잇는 핵심 지렛대


이 때문에 미생물 영양원(nutrient) 설계가 발효 성능과 제품 안정성을 잇는 핵심 지렛대로 재평가되고 있다. 배지 조성은 미생물의 대사 상태와 세포 구조, 스트레스 반응 기전을 동시에 규정한다. 탄소·질소 비율과 질소원의 품질이 대사 경로와 스트레스 반응 활성화, 포자형성 동역학에 영향을 주고, 영양세포 상태의 세균에서는 세포막 완전성과 삼투·화학적 스트레스 민감도까지 좌우한다.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대안은 효모(酵母) 기반 발효 영양원이다.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생장인자가 풍부한 기질을 공급해 생장 효율뿐 아니라 미생물의 생리적 상태 자체를 강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영양 시스템의 일관성은 배치(batch) 간 변동성을 줄여 산업 규모 공정의 재현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IMCD 역시 효모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 계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바실루스 슈린지엔시스(Bacillus thuringiensis·Bt) 발효에 효모 기반 영양원을 적용한 비교 시험에서 대두(大豆) 기반 배지 대비 독소·포자 비율이 최대 175%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단순한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성숙하고 형태가 온전한 포자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후속 공정이 포자 완전성을 보존한다는 조건 아래 유통기한과 제형 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Bt 발효는 영양생장과 포자형성, 결정성 단백질 생산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관건이어서 영양원 설계의 영향이 특히 크다.

 


제형 설계 ‘생존력 공학의 나머지 절반’


발효를 최적화했다 해도 제형과 저장 단계에서 미생물을 보호하지 못하면 성과는 사라진다. 두 전문가가 제형을 ‘생존력 공학의 나머지 절반’으로 규정한 이유다.


하나의 제형 전략을 모든 생물농약에 적용할 수는 없다. 미생물마다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제형 기술은 보호 매트릭스와 폴리올(polyol), 기능성 부형제(excipient)를 활용해 건조·저장 과정에서 세포 구조를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동시에 계면활성제와 보존제, 유분(油分), 용매, 유동성 조절제(rheology modifier)와의 상호작용이 미생물 안정성을 크게 흔들 수 있어, 제형 설계는 시스템 의존성이 매우 높은 과제로 남아 있다.


결국 발효 공정과 제형 기술을 별개 영역으로 다뤄온 관행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보호 부형제 선정과 제형 전략을 발효 단계에서부터 함께 설계해야 액상·고상 제품 모두에서 안정성과 유통기한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효는 토대, 진정한 차별화 요소는 안정성’


몬테리시·케로 두 전문가는 “발효가 미생물의 생리적 잠재력을 규정한다면, 제형은 그 잠재력을 살포 시점까지 얼마나 보존할지를 결정한다”고 요약했다.


미생물농약 산업이 ‘발견(discovery)’에서 ‘실행(execution)’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참고문헌: Frontiers in Science (2025). 발효 및 바이오매스 활용의 발전》


향후 경쟁력은 발효 공정을 통제하고, 기능성 영양 시스템을 설계하며, 제형 전략을 하나의 일관된 공정으로 통합하는 능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이들 요소가 모여 안정성과 유통기한, 최종적으로는 포장 약효를 결정한다. “발효는 여전히 토대이지만, 진정한 차별화 요소는 안정성”이라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