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화학비료시장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국제 3개 연구기관(ResearchAndMarkets, IMARC group, Precedence Research 평균)에 따르면, 미래 화학비료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13%, 금액으로 보면 2034년 2,677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세계 경제성장률(2.5~3.0%)을 상회하는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물량을 기준으로 볼 때, 2024~‘28년까지 연평균 2.2%의 성장을 유지하여 2028년도에는 2.4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화학비료는 농산물의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면 농산물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비료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세계 인구는 2024년에 82억 명에 도달했으며, 2080년대 중반까지 약 10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UN,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4」). 뚜렷한 기술발전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변하지 않거나, 단위면적당 비료의 사용량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미래 화학비료 수요는 증가할 것이다.
향후 성장이 예견되는 세계 화학비료시장은 몇 가지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화학비료산업은 기술 중심적이라기보다는 원료 중심적인 성격을 가진다. 화학비료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과 지역 내 원료 보유 회사를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해 왔으며, 이들에 의해 국제시장은 독·과점적으로 지배되어 오고 있다.
둘째, 화학비료의 원료는 세계 모든 나라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다. 지정학적으로 원료가 편중되어 국제시장에서 비료기업의 이름보다는 원료 확보 국가의 이름이 더 많이 거론된다. 비료의 원료가 점차 고갈됨에 따라 보유국가와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가격과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
셋째, 화학비료의 주요 수요 요인인 인구증가와 농산물 생산 확대 압력의 증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화학비료의 원료 보유 나라와 해당 기업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다. 더불어 이들은 수익증대를 지향하기 때문에 상호간 낮은 경쟁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넷째, 중요한 화학비료의 대체재인 비화학적 비료시장의 규모는 2030년에도 화학비료규모의 10%이하에서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격상 비화학적 비료시장의 성장이 화학비료의 성장, 생산량 및 가격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비화학적 비료는 한 국가 내에서 생산 및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 국제 무역 비중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 일부 수용성 및 지효성과 같은 고품질 비료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화학비료이며, 주로 원료를 지배하는 기업들에 의해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화학비료 시장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화학비료 시장의 성장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세계 화학비료시장의 성격 속에서 국내 화학비료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차원에서 화학비료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까.
국제 화학비료 시장의 특징과 한국 화학비료 산업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경영 행태를 살펴보면, 어쩌면 큰 틀의 구조조정 시기가 다가온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원료와 중간재를 모두 수입한다는 점, 기술 발전 산업이 아니라는 점, 기업 간 실질적인 차별화된 제품보다는 브랜드에 의해 시장이 분할된다는 점, 낮은 가동률, 용이한 재고 판매, 기업의 입장에서 국제 가격 변동에 대응한 자율적인 가격권한이 농협중앙회에 의해 제한되어 있으며, 기업의 수익성은 날로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 관련하여 갈수록 강하게 요구되는 정부 지원요구, 그리고 산업과 기업들의 자율적인 발전 전략 부재 등이 그 이유이다.
개방화 시대에 정부가 기본적으로 시장 논리를 보장하면서 적절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어떠할까.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화학비료를 공급할 수 있는 시장/공급구조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지. 해당 기업들은 어떻게 미래를 구상해야 할 지. 지금이 바로 한국 화학비료 산업/기업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검토해야 할 전환기적인 시점이 아닌지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