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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농약등록 품목수·사용량 변화] 약보합세 속 사용량 줄고, 강보합세 속 매출액 늘어

발생 병해충 및 잡초↑…더딘 발걸음 속 등록 품목수↑
대부분 저독성…ha당 사용량 국내 농업특성 고려돼야

 

 

이상기후의 지속적 발생 및 작물재배 양식의 다양화로 병해충·잡초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 1만종의 해충이 작물에 피해를 줌은 물론 작물병이나 사람의 질병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8만~10만 종의 식물병과 약 1800여 종의 잡초가 심각한 식량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새로운 농약의 등록 품목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70~80년대 100~200품목이던 농약 품목 수는 20년을 주기로 1000품목씩 늘어나 2021년 현재는 2115품목에 등록 건수는 3386건에 이르고 있다. 농업인들은 농약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고 불만이지만, 실제 병해충 및 잡초를 방제하기에는 여전히 적용약제가 부족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리나라의 농약 독성구분은 국제간의 조화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의 분류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 농약을 사용하는 농업인의 안전을 위한 기준으로 선진국과 함께 농약제품의 독성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다.
농약의 독성은 △투여경로에 따라 경구·경피·흡입독성으로 △발현속도에 따라 급성 및 아급성·만성 및 아만성독성으로 △급성독성 강도에 따라 Ⅰ급(맹독성)·Ⅱ급(고독성)·Ⅲ급(보통독성)·Ⅳ급(저독성)으로 구분한다.[표1] 
또 어류 중 반수가 치사되는 물중의 제품농약 농도[TLm(Median Tolerance Limit), ppm(Part Per Million)]으로 표시하는 어독성은 농약 및 어류의 종류, 생육정도, 사양조건, 접촉시간 및 농도, 사용법, 제제형태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잉어의 반수를 죽일 수 있는 유효성분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표2]

 

 

농업용 맹·고독성 없고 대부분 저독성


2021년 12월 31일 현재, 등록된 2,115품목을 [표1]에 따라 분류하면,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Ⅰ급(맹독성) 농약은 여전히 단 한 품목도 없다. Ⅱ급(고독성)농약 역시 2011년 11월말을 기점으로 농업용(검역 및 저장해충 방제용은 5품목)으로는 한 품목도 모습을 볼 수 없다. Ⅲ급(보통독성)농약은 328품목으로 15.7%를 차지하고 있고,  Ⅳ급(저독성)농약은 1,782품목으로 84.1%를 차지해 농업용으로는 일부 보통독성 농약과 대부분의 저독성 농약이 차지하고 있다.[표3]  
이를 용도별로 살펴보면, 살균제가 700품목(제조 573·수입 127), 살충제는 632품목(제조 521 ·수입 111), 살균·살충제 98품목(제조 94·수입 4), 살충·제초제 2품목(제조), 제초제는 610품목(제조 552V수입 58), 생장조정제는 63품목(제조 47·수입 16)이고 기타 10품목(제조 4·수입 6)이다. 


반면 총 등록건수는 3386건으로 2년 전인 2019년도 3287건보다 99건이 늘어났다.[표4] 2021년 말 현재 등록된 농약의 총 품목 수는 2115품목으로 2019년도 2056품목 보다 59품목이 늘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중 국내 제조품목이 84.8%인 1793품목이고, 수입품목은 322품목(15.2%)으로 집계됐다. 


또 2021년 12월말 현재 등록된 2115품목(어독성 분류 2110품목, 5품목 미분류) 중 어독성 Ⅰ급 품목수는 401품목(18.9%)이며 어독성 Ⅱ급 품목은 322품목(15.2%), 어독성 Ⅱs급 품목은 5품목(0.2%)으로 분류할 수 있다. 어독성 Ⅲ급 품목은 1382품목(65.4%)이며 어독성 분류 면제 품목은 5품목(0.2%)이다.[표5]

 

더딘 발걸음 속 등록품목 수 증가


연도별 농약 제조(수입) 품목 등록현황을 보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왔지만, 최근 들면서 그 증가폭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물질 개발 확률만 하더라도 80~90년대 3만5000분의 1이던 것이 최근에는 14만분의 1로 뚝 떨어졌다. 그만큼 신규물질 개발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최초 집계된 1951년 살균 4품목, 살충 9품목, 생장조정제 2품목 등 15품목을 필두로 하여 20년 후인 1971년 122품목, 1981년 230품목, 1990년 467품목, 2000년에는 959품목으로 증가했다. 2년 뒤인 2002년에는 살균 320품목, 살충 362품목, 합제(살균·살충 /살충·제초) 26품목, 제초제 274품목, 생장조정제 45품목 등 1027품목으로 처음으로 1000품목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신규 품목등록은 이루어져 2010년에는 1431품목, 2015년에는 1870품목으로, 2018년에는 2006품목으로 늘어났고 2021년 12월말 현재는 총 2115품목으로 집계됐다.[표6] 


그렇다면 농약 사용 추세는 어떠할까? 한국작물보호협회가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보릿고개를 벗어남은 물론 주곡자립을 위한 강력한 증산정책으로 다수확 품종을 보급, 녹색혁명을 이룩함으로써 농약사용량은 1970년도 3719톤에서 1980년 1만6132톤으로 43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는 상업농시대 전개로 맞은 백색혁명에 힘입음으로써 1990년에는 2만5082톤으로 늘어나 15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는 UR에 따른 농산물시장 개방과 1997년 IMF관리 체제 및 1990년대 말부터 일기 시작한 환경 및 소비자문제가 전 세계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친환경농업 정책이 추진되었고 사용량의 정체현상을 보이다 2001년도 2만8218톤이란 정점의 사용량을 보이기도 했다. 농약사용 사상 가장 많은 사용량이다.


이후 시장개방 등으로 출하량의 약보합세를 반복하며 지속적인 사용량의 감소세를 보이다 2012년에는 1만7438톤으로 정점을 보인 지난 2001년 2만8218톤에 비해 무려 38.2%라는 초유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9.3~14.9%내에서 작은 등락을 거듭했고, 2018년부터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2020년 1만7132톤을 기록함으로써 전년(1만6746톤)대비 2.3%의 작은 반등을 이루었다. 2021년에는 기계유 등 비교적 단가가 낮은 고함량 약제의 일시적 다량 소비가 이루어진 덕분으로 1만9014톤을 기록, 전년대비 1882톤(9.9%)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표7] 


작물보호협회가 집계한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사용량은 전년과 비슷한 1만9469톤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최종 사용량은 회사별 결산 이후인 4월 하순이나 5월 초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약사용량, 농업특수성 고려되어야


농약사용량은 무엇보다 돌발병해충 등 변화무쌍한 기상 및 사용자인 농업인 의식에 따라 크게 좌우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농업 정책 및 PLS제도 시행에 따른 농약 시판상의 판매방식 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통 약제 역시 환경이나 독성에 대한 우려보다 약효 위주 즉, 환경 중 약효지속기간이 길고 독성이 강함으로써 병해충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약제를 원했던 과거 시기와는 크게 달라졌다. 


따라서 농약사용량은 앞으로도 과거 약제와 달리 저독성·저약량·고효율·이(易)분해성·고선택성을 특성으로 하는 최근 약제의 보급추세와 함께 친환경농업 정책 추진 및 농업인의 의식 개선, 세간의 부정적 인식 등을 고려할 때 아주 특별한 상황이 돌발하지 않는 한 단순 사용량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그동안 선진 외국에 비해 농약사용량이 많다는 비난에 직면해 왔다. 단위 경지면적당 사용량이 일본, 이태리 등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할 만큼 국내 농약사용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었다.[표8] 그러나 이는 단순 수치만을 비교한 것으로 국내 농업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모순이 있다는 것이 농약업계의 주장이다. 조방(粗放)농업을 영위하는 외국에 비해 집약(集約)농업을 영위하고 각종 병해충 발생이 용이한 기후, 좁은 면적에서의 하우스 면적과 윤작 등으로 연면적이 증가하는 등 국내 농업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선진국의 예와 같이 농작물 재배기간 이외에 사용하는 약제와 천연식물보호제[표9] 등 안전성 및 농산물 중 농약잔류 우려가 없는 약제 등을 제외한다면 국내 농약사용량은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 농약업계의 항변이고 셈법이다.

 
반면 [표10]에서 나타낸 바와 같이, 최근 10년 동안의 매출액 추이를 보면 사용량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적인 약보합세로 감소세를 보인 사용량과 달리, 매출액은 고효율 저약량의 신제품의 시장 보급 영향으로 사용량 감소를 보인 2018년과 2019년의 2년에 걸친 1.9%~2.1%의 감소를 제외하면 매년 출시되는 신규 약제 등의 영향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계통구매가격↑… 명목 매출액 상승 기대


2012년에 1조3529억원을 기록했고 다음해엔 처음으로 1조4588억원을 기록했으며 4년 후인 2017년에는 1조5048억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농약시장이 1조5000억원대에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1조4000억원대로 감소세를 보인 2018~2019년을 보낸 농약업계는 2020년 들어 다시 1조5036억원으로 2017년도의 1조5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더해 10%이상의 사용량 증가를 나타낸 2021년에는 매출액 역시 6.9% 늘어난 1조6076억원을 기록, 단숨에 1조6000억대 진입에 성공했다. 


농약업계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22년에도 수 십여 년 동안 가격인하와 동결로 불만이었던 농협계통 구매가격이 5%대 인상한 해인만큼 일정액 이상의 명목상 매출액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작물보호협회가 집계한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약 7%정도 상승한 1조7000억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나 정확한 매출액은 회사별 결산 이후 최종 집계가 이루어지는 4월 하순 또는 5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