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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야생벌(뿔가위벌류)로 농약 급성독성 시험한다

농진청, 농약안전성 정보 제공 등 화분매개충 안전 관리 기반 확대
뿔가위벌류 독성연구 기법, 시험기관 보급해 관련 연구 활성화 기대

농촌진흥청은 야생벌을 대상으로 농약의 독성을 평가할 수 있는 ‘뿔가위벌류 급성 독성시험법’을 확립했다.


세계적으로 2만여 종의 벌이 있으며, 그중 약 70%가 야생벌이다. 야생벌 중 뿔가위벌류는 꿀벌, 뒤영벌과 더불어 과수원에서 주요 화분매개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사과원에서 주로 이용한다.

 

벌은 농약에 대한 노출 경로와 민감도가 종류마다 다르나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꿀벌만을 대상으로 화분매개충 위해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화분매개충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유럽연합(EU), 미국 등을 중심으로 농약에 대한 화분매개충 위해성 평가를 확대해 꿀벌, 뒤영벌뿐만 아니라 야생벌인 뿔가위벌류 독성시험법 확립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확립한 뿔가위벌류 독성시험법은 현재 ICP-PR(International Commission for Plant-Pollinator Relationships;국제 화분 매개충 위원회)에서 OECD 시험법에 공식 게재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링테스트(ring-test;같은 시험 프로토콜을 사용해 같은 물질을 시험하는 다수의 실험실 검증연구)에서 사용하는 시험법과 같은 것으로, 농진청은 지난해 링테스트 시험에 참여해 뿔가위벌류 독성시험 결과를 공유했다.


급성 독성시험법은 섭식 독성시험법과 접촉 독성시험법 2종이 있다. 섭식 독성시험법은 뿔가위벌류를 한 마리씩 통에 넣고 50% 설탕 용액에 농약을 섞어 공급한 후 최대 96시간 동안 죽은 벌과 이상 반응을 보이는 벌을 관측해 독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접촉 독성시험법은 냉각 마취한 벌의 가슴 부위에 시험용액을 2㎕ 바른 뒤 최대 96시간 동안 관찰해 독성을 평가한다.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꿀벌 시험법은 빛을 차단한 조건에서 같은 시험 용기에 10마리씩 넣어 시험물질을 포함한 먹이를 공급한다. 하지만 뿔가위벌류는 광주기조건(명 16시간:암 8시간)에서 한 마리씩 개별 용기에 넣어 시험한다.


농진청은 이와 함께 뿔가위벌류 섭식, 접촉 독성시험에 특화된 시험장치를 고안해 국내 연구자들이 쉽게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섭식 독성시험의 경우 양봉 자재인 왕대보호기 통을 시험 우리로 활용했고, 광주기가 조절되는 시험대를 제작했다. 접촉 독성시험은 시중에서 구매한 사각 플라스틱 용기를 변형해 누구나 손쉽게 시험장치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나영은 농진청 독성위해평가과 과장은 “뿔가위벌류 독성시험법 확립으로 뿔가위벌류 사용 농가에 농약 안전성 정보를 제공하고 뿔가위벌류 독성 연구 기법을 시험기관에 보급해 관련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적극 행정의 하나로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른 농약의 화분매개충 안전성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신기술 개발과 제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