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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

무기질비료업계 ‘패닉’…원자재 가격 급등세 장기화

요소 44%, 인산암모늄 50%급등…원가부담 심화
국내 사료가격 및 일본 농협 비료가격은 인상돼
“농협 무기질비료 납품가격 조정으로 상생해야”


본격적인 영농기를 맞아 비료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꺾이지 않아 무기질비료 생산업체의 영업 타격이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국제곡물가 인상에 따른 미국·인도 등의 비료수입 증가와 중국 자국 내 비료우선 정책과 환경정책 강화 유지 및 염화칼륨 공급사 재고 소진 등으로 인해, 무기질비료 업계는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애로와 적기 조달의 어려움이 점점 더해지고 있다.


요소는 중국의 비료생산을 위한 원료 부족 현상과 추비 시즌 도래로 공급이 부족해졌고, 인도가 추가 대규모 입찰로 물량확보를 위한 수급 불안정이 커져 지난 6월 4일 FOB 395$/톤으로 지난해 11~12월 274$/톤보다 44% 상승했다.


중국의 요소 생산이 줄어들면서 6월초 요소 가격은 전월에 비해 10%이상 급등했다.


염화칼륨은 옥수수·콩 등 곡물가격 상승으로 브라질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격이 낮은 동아시아 물량은 축소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국내 수입가격은 6월 4일 CFR 288$/톤으로 지난해 11~12월 235$/톤보다 23% 상승했다.


글로벌 공급사들은 400~430$/톤의 높은 가격수준으로 거래되는 브라질과 미국으로 물량 공급을 늘리고 있는 반면, 동아시아는 275~300$/톤의 낮은 가격으로 거래돼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정 상황에 놓여 원료확보의 어려움이 커졌다.


DAP(인산암모늄)도 중동의 암모니아 공장 가동정지로 수급 불안정과 중국의 내수공급 우선 정책, 인도와 남아시아·브라질의 수요지속으로 6월 4일 FOB 548$/톤으로 지난해 11~12월 365$/톤보다 50% 폭등했다.


중동지역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Ma’den 공장이 폭발사고로 인해 1개월 가동정지로 7~8월 암모니아 가격은 650~700$/톤으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돼 국제원자재 수급 및 가격 불안정의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황은 6월 4일 FOB 178$/톤으로 지난해 11~12월 82$/톤에서 117% 폭등세를 보였다.


한편, 중국·호주간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석탄·철강석 물량 확보을 위한 선박 쏠림 현상이 커져 국제 해상운임이 약 3배 급등했다.


해상운임 상승 배경은 철광석 수요와 곡물 운송이 증가했고 원유 시황 상승으로 연료유 가격상승에 따라 운임도 상승했다. 특히 아시아·북미간 컨테이너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대비 검역으로 인한 컨테이너선의 가동 저하, 운송 지연 발생 등으로 해상운임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따른 농협 계약단가 조정 촉구
올해초 사료업계는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압박으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최근 원재료 비중이 원가의 85%로 국제 곡물가 폭등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사료가격 인상을 추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도 질소질비료의 기준이 되는 국산 요소에 대해서는 내외부 가격차의 축소를 요구하며 12.1% 인상, 수입요소는 24.0%, 황산암모늄은 10.4% 인상했다. 인산질비료인 과석과 중과석은 5.3% 인상, 칼리질비료인 염화칼륨은 8.4% 인상했다.


또한 국제시황이 급등한 인산암모늄(DAP)을 원료로 사용하는 복합비료 등은 대체로 10% 넘게 인상됐다. 특히 14-14-14처럼 DAP 사용이 많은 복합비료 등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20~25%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내 무기질비료 업계만이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지속과 적기 조달의 어려움 속에서 영업적자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농협에 비료를 납품하는 6개 무기질비료 생산업체는 지난 4월초 두 차례에 걸쳐 농협과의 구매납품 계약서 제3조(계약단가 조정)에 의한 계약 후 90일 경과 후 계약단가 ±3% 이상 변동시 계약단가 조정 근거에 따라 시급히 단가를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한,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전국비료연합도 4월 중순과 말경에 두 차례 무기질비료 원자재 가격 대폭 인상에 따른 계약단가 조정 촉구와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성명서를 농협에 전달하는 등 비료 단가 인상만이 원자재 가격 급등 속에서도 농가에 비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임을 제시했다. 그러나 농협은 비료 단가 인상 조정을 위한 어떠한 가시적인 조치도 없어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세의 장기화 속에서 납품 업체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비료가격 인상이 농업인의 경영비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농협의 입장이 있지만 실상은 크게 다르다. 무기질비료가 농업경영비 중 차지하는 비율은 낮은 수준으로 2010년 3.17%에서 2019년 2.51%, 2020년에는 2.48%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농가에 비료비 부담을 주는 것은 대체비료로 사용되는 광물질인 유기농업자재, 제4종복비 및 미량요소인 영양제와 발근제 등 기능성비료의 구입비인 경우가 많으며 실상 무기질비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비료 수요자와 공급자 상생 방안 찾아야
국내 비료판매업은 1988년부터 자율화되어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계약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료 공급자와 수요자의 거래 약정 후에 공급조건, 납품단가 조정 등 계약조항들이 제때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행되어야 시장의 신뢰가 형성돼 예측가능한 거래질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기질비료는 제조원가의 70%를 원자재가 차지하고 있어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세에도 농협에서 납품가격을 인상 조정하지 않는다면 비료 생산업체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무기질비료 시장 수요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농협에서 구매납품 계약서에 약정한 바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는 수요 독점적 우월한 지위의 횡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업계는 지금이야말로 농협이 상생 발전의 면모를 보여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