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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농자재보다 데이터가 중요, 디지털 농업 시대가 온다

농약, 종자, 바이오 융합시 가장 큰 시너지
빅데이터 분석해 세밀한 농작업 기획 가능
농업 데이터화가 농업 서비스화를 견인한다

 

올해 농업분야의 가장 희망적인 화두 중 하나가 ‘농업의 4차산업화’였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로 파급된 ‘4차 산업혁명’은 비단 농업에 한정된 주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인간이 영위해온 가장 오래된 산업인 농업이 4차 산업혁명의 세례를 통해 최첨단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연말에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농촌 분야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현황과 확대 방안’(김병률 등)이라는 두툼한 연구보고서를 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농업 생산 및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말은 이제 제법 익숙한 느낌이다.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은 로봇 공학, 인공 지능, 나노 기술, 생명 공학,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및 자율주향 자동차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농업 특히 농업기자재산업에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결과는 농업생산성의 향상, 노동력 절감과 함께 안전한 먹거리 생산, 유통의 효율화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 역사가 1만년 정도로 추정되는 농업은 여전히 토양, 강수량, 일조량, 습도, 온도, 종자(유전자) 등 자연환경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러한 문제점이 상당 부분 극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례로 센싱기술과 사물인터넷을 통해 자연환경 및 생육 정보를 끊임없이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정보들이 수많은 농장으로부터 계속해서 클라우드에 수집된다. 인공지능은 그 수집된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생산량 또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솔루션을 농장에 제공하게 된다. 

 

 

농업 4.0 시대, 정밀농업에서 처방농업으로
이번 보고서에 참여한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인력과 축력에 의존하던 농업 1.0 시대를 시작으로, 화학기술을 활용해 비료, 농약 등의 농업 투입재가 개발돼 농업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던 녹색혁명 시기였던 농업 2.0 시대를 거쳤고, 정보통신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정밀농업과 스마트팜 형태로 발전한 농업 3.0에 이어 이제 4.0 시대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 4.0은 농업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용해 농작업을 지능화·무인화시키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농업 1.0부터 3.0까지는 농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이 토지와 노동이었다면. 농업 4.0 시대의 핵심은 시설·장비·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빅 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등의 4차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첨단 시설과 장비 그리고 데이터가 사람의 노동과 지식은 물론 경험과 지혜까지 대신하는 새로운 농업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농업을 농업의 데이터화와 농업의 서비스화로 요약했다. 독일의 다국적 화학·제약 기업 바이엘이 미국의 대표적인 종자·농약 기업 몬산토를 인수한 배경에는 몬산토가 보유한 디지털 농업 분야의 강점이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디지털 농업 기술은 농약과 종자, 바이오 기술과 융합됐을 때 가장 강력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종자를 구매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구매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농가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다시 기업에 피드백돼 더 강력한 빅데이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농업의 데이터화가 가져올 새로운 경지는 농업의 서비스화다. 스마트 센서를 통한 정보수집과 모니터링을 통해 농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의 데이터화, 이들이 모아진 빅데이터를 분석해 농작업을 세밀하게 기획하고 최종적으로 첨단 농기계를 활용해 농작업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서비스 모델로 개발되고 상업적으로 제공되는 농업의 서비스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복합온실환경 시스템 프리바(Priva), 농장의 기후 및 토양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몬산토의 필드 스크립트(Field Script), 클라이밋사의 필드뷰(FieldView), 잡초만 제거하는 레터스봇(Lettuce Bot),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개발중인 다양한 채소 수확 로봇 등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1930년경에 첫 출현한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도 2000년 이후 센서가 일반화되면서 엄청난 빅데이터가 구축됐고 토양데이터, 기상데이터, 작물데이터를 농작업과 동시에 활용하게 되면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역시 센서와 테이터가 핵심이 된다.


네덜란드 와이닝겐 UR의 실험온실에서는 필수영양소, 무기염류, 산성도, 수분량 등을 점검하는 센서와 온도와 습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을 모니터링하는 센서 등이 작물별 생육상태와 연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농기계에도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농작업 과정 중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일례로 트랙터에 부착된 센서가 작물의 잎과 열매의 영양상태, 특정성분의 양, 성숙도를 분석해 생육정보를 지수화하는 것 등이다.


현재 미국은 전체 농가의 약 40% 정도가 일부라도 영농현장에 정밀농업을 활용하고 있으며 덴마트와 독일 등 유럽에서는 정밀농업 인증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농촌에서는 정밀농업의 확장판인 처방(Prescription) 농업도 확대되고 있다. 처방농업은 농기계와 농경지에 필요한 곳마다 다양한 센서를 분산 장착하고 여기서 수집되는 방대한 자료를 모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 최적 농업을 처방하고 농사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주량 박사는 농업의 시작 이래 바이오기술로 분류되는 생물화학기술이 농업 기술혁신을 주도하던 것이 ICT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그 추진동력이 물리기계기술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바이오기술과 물리기계기술이 융합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농업혁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과류 정밀환경 제어에 의한 생산성 3.4배이상
서범석 온실작물연구소 박사는 국내 스마트팜 기술개방 동향에 대해 한국의 시장규모는 2016년 4조 1700억원이며 세계 시장 규모는 1974억 달러(225조 3000억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4.5%로 세계시장의 13.3%보다 높아 시장의 성장이 매우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기술개발 동향을 보면, 농촌진흥청이 작물 이미지를 분석해 자동으로 생육량을 측정하는 시스템과 생육 진단을 통한 최적 생육환경 제어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토마토를 대상으로 개발했으며, 기상환경 정보와 결합한 생육량 정보와 과실의 과고, 과폭 데이터를 이용해 생산성을 예측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기존에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생육환경 정보, 생육량 정보뿐만 아니라 생육진단, 수확예측, 에너지 비용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버섯, 축산 분야 품목까지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빅데이터 연구팀이 구성돼 토마토, 딸기 등 다수의 품목에 대한 생육환경 정보, 생육량 정보를 매핑(mapping)한 토마토의 결합정보를 클라우드 기반에서 수집하고 환경데이터 유효성 검증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추론기술 등을 개발하는 스마트팜 2세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과실의 중량이 작은 소과류(딸기, 방울토마토, 풋고추 등)는 탄산가스 시비, 잎의 VPD(수증기압 차)에 의한 양액공급 제어 등 정밀환경 제어에 의한 생산성 증대 및 품질향상 효과가 매우 높으며 보통재배보다 1.8배~3.5배 재식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생산성은 3.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 수준은 1.5세대
김연중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스마트팜 관련 기술 수준은 1세대, 2세대, 3세대로 구분할 수 있으며, 1세대는 센서를 통한 환경변화 모니터링과 편리성 증진, 기능제어 등 제어시스템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 수준은 1.5세대로서 선진국의 기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2세대 기술은 스마트팜 관련 최적화 단계다. 2세대는 생육환경의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농작물의 질병 예방 및 생육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일본이 여기에 해당하며 2.8세대인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3세대는 시설 내 온·습도 등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맞춤형 서비스 및 플랜트를 수출하는 단계로 네덜란드가 여기에 해당하며, 가장 높은 기술 수준에 있다.


김 위원은 현재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우리나라 농업부문에 적용 가능한 대표적인 기술을 열거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스마트팜 원격 제어, 동물 체내에 센서를 삽입해 건강 및 사양관리, 농산물 자동선별정보 및 입·출고 관리, 수발주·배송 등 농식품 유통 이력관리, 기능성 식품개발 등에 이용되고 있다.


로봇 부문에서는 무인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식물공장, 육묘 및 파종로봇 등이 있다. 드론 분야에서는 무인기를 활용한 방제와 드론을 활용한 산지 작황 정보 관측 등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은 소비자와 농산물 구매패턴 분석, 질병 방역대 및 차량 이동경로 정보 등의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면 축산 질병 예측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 나노 및 바이오 부분은 우수 종자관리, 유전자 분석 기술을 활용한 축산 질병 탐색 기술이 개발됐고, 나노 및 핵융합 기술 활용 축사·산지유통 시설의 유해 환경요소 관리, 유전자, 분석기법 및 분석 기술을 활용한 원산지 식별 기술도 적용할 수 있다.


김 위원은 진정한 의미의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스마트팜이 접목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수집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딥러닝, 머신러닝, 인공지능, 시멘텍 웹 기술로 분석하고, 분석된 결과를 클라우드 시스템에 탑재하고, 클라우드 정보를 자율주행 농기계, 자동로봇, 무인드론 등이 이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스마트팜이 접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온실 시공, 센서 기술 등 이른바 하드웨어 부문보다 빅데이터 분석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 스마트팜 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한국 바이오소재화 기술, 미국의 74.1% 수준
박지연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농, 기술 플랫폼 등이 바이오 및 의료 산업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기술 혁신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농업에서 생산되는 농생명자원은 생물·화학·물리 공정과 같은 바이오 소재화를 거쳐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바이오 소재로 전환된다. 바이오 소재화를 통해 농업의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기존 식소재로 사용되는 농산물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매년 실시하는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바이오 소재가 사용되는 바이오산업은 2011년 6조4000억원에서 2015년 8조5000억원으로 매년 7.2%씩 생산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2015년 기준 바이오의약산업의 생산액은 3조4000억원으로 총 바이오산업 생산액의 40.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바이오식품산업의 생산량이 3조2000억원, 바이오화학산업이 6000억원 순으로 생산액이 높았다.


이처럼 바이이오의약과 바이오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8.5%로 다양성 부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바이오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산업군도 바이오 식품이며 사용되는 전체 바이오 소재의 85.8%인 6684억의 바이오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바이오의약, 바이오 화학 순으로 각각 501억원, 459억원의 바이오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 식품의 바이오 소재 비중은 총 생산액의 19.6%, 바이오 환경(16.3%), 바이오 화학(7.7%) 순이다. 바이오 의약은 산업 규모는 크지만 바이오 소재의 사용 비중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 소재화 분야의 기술 수준은 세계에서 미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의 경우 미국의 74.1% 수준으로 5, 6년의 적지 않은 기술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매스 활용 기술도 미국은커녕 중국보다도 기술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바람직하게 비쳐지는 부분은 바이오 분야의 경우 다른 분야보다 민간의 R&D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민간의 투자가 계속 유지·확대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바이오 소재화 R&D를 수행하고자 하는 민간기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정밀평가(농생명자원의 생리·생태적 특성, 내병충성, 기능성 등에 대한 평가) 이용이 15%에 머무르는 수준이므로 이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2011년부터 생명자원정보서비스(BRIS)에서 식물, 동물, 미생물, 곤충 등의 생명자원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기초·정밀평가된 자원의 공개율이 0.1%에 그쳐 산업의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이은원 기자 | won@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