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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주요 농기계 기종 ‘무인화’ 멀지않았다

농업-4차 산업혁명의 만남 ‘위기에서 기회’

사람 대신 로봇·드론 등 무인농기계가 농사

법률·제도, 새로운 기술환경 맞게 정비해야





   

그동안 전통 농업은 구시대의 산업으로 저평가 받아왔다. 성장 동력과 발전 가능성이 쉽게 찾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농가소득 정체, 곡물자급률 하락,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 심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의 농업은 더 이상 설자리를 잃어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세계가 또 하나의 전환점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런 기류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인 미국의 짐 로저스는 농업을 기회의 땅이라며 미래 산업에서 농업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가 지금 젊었더라면 농지를 사겠다. 무엇보다 경쟁의 정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이야기를 전해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 농업 시스템 도약의 기회

이처럼 농업이 저평가에서 고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IoT, 빅데이터, 무인드론, 로봇,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농업 분야에 접목시키게 되면 지금과 다르게 큰 발전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업이 생산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통, 소비, 전후방산업까지 동시에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곧 현재의 우리나라 농업시스템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현재 우리농업이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와 고민거리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농기계를 중심으로 미래 우리 농업이 어떠한 모습으로 바뀔지 그려보면 미래에는 논이나 밭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 없어진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으로 주요 농기계 제품들은 무인화 될 것이고, 지금까지 사람이 해왔던 모든 작업을 무인농기계가 대체할 것이다.


IoT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똑똑해진 트랙터 등의 농기계는 위치정보 데이터를 이용해 정확하게 파종할 것이다. 더 나아가 트랙터에 부착된 사물인터넷 센서는 논밭을 갈면서도 곧바로 수분량, 질소함유량, 미생물의 양까지 자동으로 분석해 농민들에게 전송한다.


농민들은 집에서나 다른 일을 보더라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작업 현황을 볼 수 있고 지시도 내릴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논밭에 나가면 미래에는 사람 대신 각종 농기계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야간에는 작업을 어려웠지만 미래에는 농민이 잠들어 있어도 로봇이 GPS와 전자지도의 안내를 받으며 자율주행으로 들판에 나가 필요한 농작업을 실시하는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다. 정말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 준 꿈같은 미래의 모습이다.

 

농민 어디서나 스마트폰 하나로 농사 ‘OK’

무엇보다 농민들이 힘들어 했던 농약 살포나 비료 살포 등도 미래에는 손쉽게 무인드론이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다. 지금도 농촌 현장 곳곳에 가보면 드론을 이용해 농약 등을 방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미래에는 간단하게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설정만 하면 알아서 방제하는 무인드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류에 따라 농기계 업체와 지자체에서는 무인트랙터·무인드론·농업용 로봇 개발 등에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실례로 전라북도는 농업용 드론 사용이 활성화 되자 외국산 드론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헬셀(Helsel)과 전북대학교와 제휴해 신드론이란 드론 회사를 설립, 해당 회사에서 최첨단 농업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선진국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기술개발 올인

특히 일본에서는 로봇 트랙터 개발사인 얀마, 구보다, 이세키가 1세대 무인 트랙터인 로보트랙터를 내년 출시할 전망이다. 일본에서 출시 예정인 로보트랙터는 AI를 기반으로 논밭을 일구는 로봇으로, 소규모 논에 물을 대 벼농사를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 트랙터는 유인 트랙터에 비해 약 1.5배 비싸지만 인구 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에 사람 손을 대신할 로봇 농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이외에도 세계적인 농기계 회사인 존디어도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각 작물에 맞춘 비료, 살충제, 물의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트랙터를 개발하고 있고 곧 상용화할 방침이다.


CHN은 운전석 자체가 아예 없는 트랙터를 시험 중인데 농부들이 트랙터가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것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며, 이 제품 역시 곧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농기계 업체들도 무인트랙터와 무인드론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대동공업과 동양물산기업, LS엠트론 등도 일찍부터 개발에 착수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LS엠트론의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상현실(VR), 3차원(3D) 프린팅, 원격진단 서비스 등의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려 하고 있으며, 최근 자율주행 트랙터와 드론(무인항공기) 기술 등의 개발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수·원예 분야 빠르게 기계화진행될 것

이와 더불어 과수나 원예 분야에서도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돼 미래에는 사람을 대신해 로봇들이 딸기를 따거나 사과, , 토마토 등을 직접 수확하고 관리하게 되는 날을 곧 보게 될 것이다.


지금도 농업 중에 가장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분야가 과수와 원예 분야다. 이 분야는 아직까지 기계화가 더디게 진행 중이고 특히 농업 중에서도 정밀함을 가장 요하는 분야여서 이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접목한다면 이런 고민거리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농기계 업체들과 과수·원예 맞춤형 로봇을 개발 중이고 미국 등지에서는 실제로 로봇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례로 미국 블루리버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레티스봇이라는 농업용 로봇은 트랙터 앞부분에 AI로봇을 장착한 것으로, 상추를 심은 밭고랑을 주행하면서 분당 5만장의 사진을 촬영하며 잡초를 뽑아내고 있다. 또 미국 아이다호주 남파에서는 아이다봇이라 불리는 로봇이 과수원의 과실수 사이를 다니며 농장 일을 대신하고 있으며, 농업용 로봇 개발업체인 어번던트 로보틱스는 사과 따는 로봇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사과 따는 로봇은 사과를 인지할 수 있는 비전시스템과 사과를 진공으로 잡아 딸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초당 1개의 사과를 수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농업에는 기회이자 희망이다. 이에 정부도 관련 예산을 투입해 스마트팜·스마트 축사 등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농업용 로봇과 무인 농기계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농업의 4차 혁명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법률과 제도부터 새로운 기술 환경에 맞도록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창의적인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농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고, 이종기술 및 이종산업 간 융합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우리 가까이 다가온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농업이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은용 객원기자 | dragon@newsf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