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참외·멜론 등 박과류 시설재배 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뿌리혹선충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유기농업 자재(압축 펠릿)의 뛰어난 효과가 입증됐다.
농진청은 최근 ‘님박’과 ‘카란자박’을 개별로 또는 섞어서 압축 자재(펠릿)로 제조한 식물유래 유기농업 자재를 개발해 오이와 기주식물 근대(청경, 백경)에 살포한 결과, 뿌리혹선충 방제에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진청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식물유래 유기농업 자재의 원료인 ‘님박’은 인도멀구슬종자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이며, ‘카란자박’은 밀레티아속(Milletia pinnata) 식물의 종자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를 말한다.
농진청 연구진은 토양 990㎡에 심어진 오이와 기주식물 근대(청경, 백경)에 님박, 카란자박, 님박+카란자박 압축 자재(펠릿)를 아주심기 전 1회 각각 100kg씩 뿌리고 뿌리혹 형성을 30일 간격으로 120일까지 조사했다. 그 결과,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토양에선 30일부터 뿌리혹이 발생했으나 님박, 카란자박, 님박+카란자박 압축 자재(펠릿)를 뿌린 토양에서는 120일 경과 후에도 뿌리혹이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60일 후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토양의 뿌리혹선충의 성충밀도는 토양 10g당 90.3마리였으나, 님박만 뿌렸을 땐 토양 10g당 1.3마리, 카란자박은 1.0마리, 님박+카란자박은 0.7마리의 뿌리혹선충 성충이 관찰돼 뿌리혹선충 방제에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기농 오이 재배지에 님박, 카란자박, 님박+카란자박 압축 자재(펠릿)를 뿌렸을 때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재배지보다 수량이 최대 40% 증가했다.
<펠릿 단독 및 혼합처리에 따른 오이 뿌리혹선충 방제 효과 비교>
한편, 뿌리혹선충은 풀, 나무 등 광범위한 식물 뿌리에 기생한다. 뿌리혹선충이 기생하는 부위 조직은 혹처럼 불거져 작물의 생육을 방해하고 수확량을 떨어뜨린다.
국립농업과학원이 지난 2016년 실시한 농가 조사에 의하면, 전국 오이 시설재배지 224개 중 41%에서 뿌리혹선충이 검출됐으며, 참외‧멜론 시설재배지 233개 조사구에서도 52%가 검출됐다.
농진청은 뿌리혹선충에 의한 피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토양 내 뿌리혹선충 밀도를 줄이기 위해 2020년부터 ‘시설재배 박과류 뿌리혹선충의 친환경적 제어 연구’를 해왔다. 특히 방제의 효율성과 약효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식물 압축 자재(펠릿)를 이용한 친환경적 방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특허출원*했으며, 산업체에 기술이전해 농가 보급을 앞두고 있다.
이상민 농진청 유기농업과 농업연구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오이 뿌리혹선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고, 오이의 생육 촉진과 수확량을 높여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